이야기를 시작하며
나는 누구일까?
살아가면서 우리는 이 질문을 수없이 던지며 답을 찾아 헤맨다. 나 역시 그랬다.
물론, 많은 사람들은 이 질문을 회피하거나 던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 글이 당신에게 닿았다면, 적어도 한 번은 이 질문을 던져본 사람일 것이다.
나는 회사에서 인정받고 바쁘게 지내며, 겉으로는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하지만 내 안에는 늘 불안과 방황이 자리 잡고 있었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명확하지 않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도 모호했다. 결국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나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철학, 심리학, 상담 등 내가 누구인지를 알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그 과정에서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한동안은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내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보냈다.
결혼 후 아이를 갖고자 했지만, 그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임신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봤지만, 몸과 마음이 지쳐가며 나 자신을 미워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남편과의 갈등도 잦아지고, 내 삶은 무기력과 허무로 가득 차 있었다. 몇 번이고 죽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나는 다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공예 작업에 몰두했다. 창작을 통해 나는 조금씩 스스로를 치유하며, 나라는 존재를 다시 이해해 나갔다.
아이 없는 삶을 받아들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실, 이 글을 적는 지금도 이곳에 없는 아이를 가끔 상상하곤 한다. 그러나 그 시간을 통해 나는 나 자신을 더 깊이 알아가며, 내 삶을 스스로 만들어가기로 결심했다. 컬러 드로잉 수업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휴먼컬러 카운슬링을 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동시에 나는 그림 전시회를 열며,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을 다시 했다.
앞으로 나눌 이야기는 내가 나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쓴 글과 선인장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다. 선인장은 자유, 독립, 그리고 생명력을 상징한다. 아무리 척박한 환경에서도 강인하게 자라나는 선인장처럼, 나 역시 내 삶 속에서 나만의 뿌리를 내리며 나를 기억해 나아갔다.
이제 나는 나로 나의 삶을 진정으로 살고 싶다. 아이 없는 삶을 상상한 적은 없었지만, 이제 남편과 친구들과 하하 호호 웃으며 즐겁게 살고 싶다. 나의 삶 속에서 나의 존재를 기억하고, 의식 있게 에너지와 소통하고 싶다. 나의 이야기가 나처럼 자신을 찾아 헤매는 이들에게 작은 힌트와 영감이 되길 바란다.
당신이 누구인지, 당신의 이름과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이야기가 닿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