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뉴스만 나오는 TV는 없을까?
“어머, 저런 사람이 있네.”
저녁을 먹고 편안하게 TV를 보다가 아내가 한마디를 한다. 8시 뉴스를 하는 시간이었다. 워낙 놀랄 일들이 많이 보도되는 요즘이라 나는 시큰둥했다.
“무슨 일인데 그래. 코로나 방역 수칙을 어긴 사람들이 또 있어?” 요즘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상황에도 주점이나 노래방에서 방역 수칙을 어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뉴스에 자주 등장한다.
“아니, 피자집 사장 이야기인데. 돈이 없어서 딸 생일날 피자를 사주지 못하는 아빠한테 공짜로 피자를 배달해 줬데. 참 고마운 사람이네.” 아내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무심했던 나도 TV에 나오는 뉴스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이렇게 따뜻한 뉴스를 접하는 것이 다소 생소했다. 근래의 많은 뉴스가 힘들고 화나는 소식들로만 채워졌었으니까.
인천에 있는 작은 피자집에서 있던 일이다. 코로나로 인해 직장을 잃은 가장의 형편은 매우 어려웠다. 그의 통장 잔고는 571원뿐이었다. 한 부모로 홀로 딸아이를 키우고 있었는데 곧 딸의 생일이었다. 딸이 피자와 치킨을 먹고 싶다고 했지만 그것마저 사줄 형편이 안되었다. 아버지는 몇 차례 피자 주문을 했던 피자집 사장에게 부탁을 했다. 진심으로 자신의 사정을 이야기하며 부탁을 했다.
“딸을 혼자 키우는데 딸이 생일날 피자를 먹고 싶어 합니다. 당장 돈은 없어 부탁드립니다. 돈은 기초 생활비를 받는 날 꼭 드리겠습니다.” 피자집 가게에 부탁을 했다.
잠시 후 그의 집에 피자가 배달이 되었고, 피자 상자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부담 갖지 마시고!!! 또, 따님이 피자 먹고 싶다고 하면 연락 주세요.” 피자집 사장님이 손수 적은 글자였다. 피자나라 치킨공주 인천 구월 만수점의 30대 사장님이었다.
무심코 생각하기에는 그냥 피자 한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딸의 아빠에게는 세상 어떤 비싼 음식보다도 값진 피자였을 것이다. 아빠로서 딸의 생일날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하는 것에 가슴 아팠을 것이다. 피자집 사장님에게 말을 꺼내는 것조차 두려웠을 것이다. 피자집 문 앞에서 여러 번 망설였을 것이다. 하지만 아빠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피자집 사장님에게도 잠시의 망설임도 있지 않았을까 한다. 하지만 딸을 생각하는 아빠의 심정을 이해하고 헤아렸으리라 생각된다. 피자만 배달이 되었다면 내가 받는 감동이 덜 했을 것 같다. 피자에 담긴 따뜻함을 글로 써서 함께 전달해 준 것은 작은 마음이 아닌 따뜻함을 함께 배달한 것이다. 피자를 받아 든 아빠의 가슴에는 얼마나 뜨거운 눈물이 흘렀을지 상상이 된다.
TV에서 전해지는 많은 뉴스들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들뿐이었다.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 기업의 이야기, 군대에서 벌어진 성추행으로 부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야기. 상상하기 조차 싫은 이야기로만 채워진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세상의 이야기와 화젯거리에서 멀어지려고 한다.
좋은 소식을 듣는 것만으로도 내 삶의 에너지가 생긴다. 마음 따뜻한 소식은 내 이웃의 이야기처럼 흐뭇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TV 뉴스는 온통 잘못된 사람들의 소식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행복했던 기분도 그러한 뉴스를 보면 마음이 우울해진다. 더불어 사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수많은 정보에 귀를 닫을 수는 없다. 안타까운 일이다.
행복한 뉴스만을 전하는 TV 채널이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은 우리 강아지가 새끼를 낳다는 얘기, 우리 아이가 줄넘기 대회에서 2등을 했다는 얘기들이 넘쳐나는 그런 행복한 소식이 가득한 뉴스를 보고 싶다.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다. 다른 사람의 행복한 소식을 들으며 나의 행복한 일상을 설계하게 된다.
오늘도 행복한 뉴스를 기대하며 가슴 따뜻한 아침을 시작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