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장이 설렘으로

강연 책 집필 중

by 스피커 안작가

많은 사람들이 무대에 서는 걸 두려워한다. 수백 번 무대에 선 사람 중에도 무대에 서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다. 두려울 수밖에 없는 게 넓은 무대 위에 혼자 서서 마이크를 잡고 수많은 대중 앞에 서서 이야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끔 강사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때가 있다. 그때 “너무 긴장돼서 아직도 무대 서는 게 떨려요.”라고 말할 때가 있는데 그때 내가 옆에서 “저도 무대에 올라가는 게 너무 떨려요.”라고 맞장구를 치면 다들 사기 치지 말라고 이야기를 한다. “안병조 작가가 무슨 긴장을 해요? 하나도 안 떨려 보이던데요! 장난치지 마세요.”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나도 사람인데 어떻게 수많은 청중 앞에 홀로 서는데 두렵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떨 때는 심장이 터질 것 같을 때도 있고 어떨 때는 구토가 나올 정도로 긴장될 때도 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어렸을 때부터 강사가 꿈이었고 누구보다 말을 잘한다고 생각했던 나였는데 말이다. 내 생각에는 잘해야 된다는 생각이 클 때 긴장감이 더 커지는 것 같다. 강사가 아닌 사람 중에 나에게 “발표하는 게 너무 떨려서 미칠 것 같아요. 저는 말을 너무 못 하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난 그 사람들 말에 동의를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저렇게 말한 사람이 나를 앞에 앉혀 놓고 나에게 말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혼자서 몇 시간 동안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말을 못 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대신 말을 잘해야 된다는 부담감으로 인해 말하는 게 어려운 사람만 있다고 생각을 한다.



강연을 할 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한다. 만약 당신이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면 상대방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식과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면 굳이 말을 잘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게 진짜 자기 지식이면 말이 술술술 잘 나올 것이다. 그런데 만약 당신이 강연을 준비하고 있다면 말을 어느 정도 잘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꼭 강연 전에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이런 식으로도 이야기해보고 저런 식으로도 이야기를 해보면서 더 재밌고 임팩트 있게 말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길 바란다.



생각해보면 강연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잘하려고만 했을 때 구토가 나올 정도로 긴장을 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무대에 규모나 앉아 있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극도로 긴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도 부모님 앞에서 강연을 해야 했을 때 정말 긴장이 됐고 그 어떤 강연보다 잘하고 싶었다. 그 욕심의 결과 그날 강연을 망쳐버렸다.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 생각보다 방법은 간단했다. 잘해야 되는 생각은 버리고 잘 준비하면 된다. 그럼 긴장되는 마음은? 이것도 연습이 필요하겠지만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난 긴장으로 인해 떨리는 마음이나 설렘으로 인해 떨리는 마음이나 떨리는 느낌은 똑같다고 생각한다. 번지점프가 두렵지만 뛰어내릴 수 있는 건 두려움보다 설렘이 더욱 크기 때문 아닐까? 심장이 터질 것처럼 떨리지만 결국 번지점프를 할 수 있는 건 죽지 않을 거라는 확신과 죽지 않을 정도로만 떨리기 때문이다.



무대에 서는 것도 똑같다. 떨리지만 무대에 선다고 절대 죽지 않으면 죽지 않을 정도로만 떨림을 느낀다는 것. 이제 무대에 설 때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설렘을 생각하며 무대에 오르길 바란다. 가장 좋은 건 무대에 오르는 자체를 설렘으로 느낄 수 있다면 그 무엇보다 좋을 것이다.



난 여전히 무대에 서기 전 심장이 터질 듯 떨린다. 그렇게 심장이 터질 뜻 떨리다가도 내 이름이 호명되고 무대에 서서 청중들을 천천히 한 번 쳐다보고 난 후 첫마디를 내뱉는 순간 신기하게도 긴장감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설렘만 남아 있을 뿐이다. 심장이 터질 뜻 떨리지만 내가 무대에 서는 이유는 행복한 설렘의 떨림을 느끼고 싶기 때문 아닐까? 그래서 난 설렘을 주는 무대를 늘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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