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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피커 안작가 Nov 29. 2023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어요!

나대다 보니 나 되었다

시대를 막론하고 전교 1등, 전국 1등 해서 

SKY대에 간 사람들에게 공부 비결을 물어보면

그들의 대답은 하나같이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어요!”다.      


교과서에 나올 법한 저 지겨운 말을 토대로 생각해 보면,

교과서 위주 공부 = SKY대라는 공식이 생기는데,

뉴스, 유퀴즈 등에 나와 인터뷰하면서 왜 저런 ‘재수’ 없는 이야기를 하는 걸까?

알고 보면 자기의 진짜 공부 비법을 알려주기 싫어서 저렇게 이야기하는 건 아닐까?     


그런데, 생각해 보면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어요!”라는 말은

“기초를 제대로 마스터하는 게 중요해요”라는 뜻이 담겨 있다.

기초를 토대로 국, 영, 수, 사를 중심으로 공부하면,

자기처럼 수능을 잘 봐서 SKY대에 갈 수 있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기초를 토대로 SKY대학교에 가기 위해 

이제 필요한 건 ‘국영수사’ 문제집을 미친 듯이 풀면 된다.     

매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응시하는 학생은 약 50만 명이며,

매년 SKY대학교에 가는 사람은 약 1만 명으로 단 2%만이 SKY대학에 갈 수 있다.

2% 불가능해 보이는 확률은 중요치 않다.

여기서 중요한 건 SKY대학교만 가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엔 우리가 풀어야 할 진짜 문제가 숨어 있지 않을까?     

교과서 위주로 수많은 사회영역 문제를 풀었지만

내가 사회에서 어떤 존재가 될지, 

내가 사회의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하고     

교과서 위주로 수많은 과학영역 문제를 풀었지만

내가 배운 과학으로 노벨상은커녕, 

쌓여가는 쓰레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교과서 위주로 수많은 수학 문제를 풀었지만

나에게 무엇이 더해지면 좋을지, 

나에게 무엇이 빠지면 좋을지 계산할 줄 모르고,     

교과서 위주로 수많은 국어 문제를 풀었지만

나라는 사람을 논리적으로 글로 표현할 줄 몰라서

자소서 대신 자소설을 쓰고 있는 문제점을 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교과서 중심이 아닌 나를 중심으로

‘나’라는 문제를 제대로 풀기 위해

언어적으로, 수학적으로, 과학적으로, 사회적으로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국어국문학과를 나오면 오히려 글 쓰는 게 어려워지고,

물리학과를 나오면 세상을 수식으로 이해할 뿐, 사람을 이해하기 어려워지고,

경영학과를 나오면 경영 준비 대신, 취업 준비한다고 어려워지는 건 웃픈 현실 아닌가?      


나라는 사람이 바라본 세상의 문제,

그걸 풀기 위해 국영수사를 배우게 된다면,

공부라는 게 조금은 더 재미있어졌을까?

그건 사실 중요하지 않다!

더 중요한 건 내 삶의 교과서는 나일뿐, 

세상이 정한 교과서는 참고서일 뿐이다.     

그러니 참고서 따위에게 주인 자리를 뺏기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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