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눈치 안보며 살기로 했다 #4

- 성공의 비결은 기존의 틀을 깨고 소유하지 않는 것

by 스피커 안작가

- 성공의 비결은 기존의 틀을 깨고 소유하지 않는 것


미라클팬슬은 현재 인도에 3개의 도서관을 세웠다. 첫 번째 만들어진 도서관은 1층짜리 건물을 증축해서 2층에 도서관을 만들었다. 빈민가에 도서관이 지어졌다는 소문이 인도에 살짝 퍼지기 시작했다. 내가 첫 번째 도서관 오픈식을 위해서 인도를 방문했을 때 다른 빈민지역에서도 도서관을 지어줬으면 좋겠다며 나를 보기 위해 찾아왔고, 그 만남을 통해 두 번째, 세 번째 도서관을 짓게 되었다. 두 번째 도서관은 인도에 있는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 위해서 만들어졌고, 세 번째는 교회의 일부분을 벽으로 막아서 도서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도서관을 3개나 지었다고 하면 사람들은 ‘우와, 우와’를 외친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거나 이런 질문을 던진다. “비용은 어떻게 충당했어요?” 3개의 도서관을 짓기 위해서는 엄청난 돈이 필요할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식단체가 아니가 때문에 기업이나 공공단체에 후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주변에서는 도대체 무슨 돈으로 도서관을 지을 수 있었는지 궁금해 한다. 또한 앞으로 더 많은 도서관을 짓기 위해서는 기업이나 공공단체에 후원을 받으면 더 좋지 않겠냐며, 정식으로 단체에 등록을 권하는 사람들이 많다. 알겠다고 말은 하지만 결국에는 정식 NGO로 등록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더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텐데...’라며 아쉬움을 전한다.

실제로 주변에 잘 알고 지내는 대표님들이나 나의 이야기를 듣고 도움을 주고 싶어 했던 사람들로 부터 몇 번 연락이 왔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솔직히 정식단체로 등록하고 큰돈을 후원받고 싶지만 끝내 나의 결정은 ‘미안하지만’ 거절의 의사를 남긴다.

그러면 사람들은 나를 멍청하다고 생각을 한다. 진짜로 난 멍청한 놈일까? 그런데 나는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 그 돈으로 다른 단체나 본인이 직접 타인을 도우면 될 텐데, 왜 굳이 나를 통해서 그 일을 하려고 하지? 난 사회경험도 없고, 도서관을 많이 지어보지도 않았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도 더 많은데 말이다.

내가 원하는 후원은 ‘만 원만 해줘도 땡큐이다’ 솔직히 말해서 자신이 후원했다는 이유로 멋있다고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거나 큰돈을 후원했다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사람들을 피하고 싶다. 천만 원 후원해주며 누구나 감사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정말 순수하게 돈만 후원해주고 아무 말 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난 그 돈을 후원받겠다. 기부금영수증이나 세금감면 혜택 때문에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단순히 화젯거리를 원해서 생각도 없이 큰돈을 턱하니 내놓는 부자들의 돈으로는 도서관을 짓고 싶지 않다. 금액과 상관없이 수많은 사람들의 진심이 담긴 후원금으로 가장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도서관을 지어주고 싶다.

이런 이유뿐만 아니라 난 그릇이 작기 때문에 동시에 수많은 도서관을 관리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 난 현지에 살고 있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찾고, 그 사람에게 전적으로 모든 것을 그분에게 맡긴다. 단 한 번도 의심하거나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말을 한 적이 없다. 그들에게 끝임 없는 신뢰만 보낼 뿐이다.

지금 현재 인도에만 도서관이 3개 지어졌다. 처음 도서관을 지었을 때의 경험을 통해 두 번째, 세 번째 도서관 짓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첫 번째 도서관은 솔직히 내가 빨리 짓고 싶다는 욕심이 너무 커서 도서관을 지어달라는 곳을 발견했을 때 아무 생각 없이 바로 일을 진행했었다. 1층짜리 건물을 2층으로 증축하기 위해 공사비용을 보내줬다. 그리고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던 공간을 임시도서관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도서관을 3개나 지을 수 있었던 이유를 아는가? 그건 정말 간단하다.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면 가능하다.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땅을 사고, 그리고 건물을 짓고, 책걸상을 넣고, 책을 사는 것을 생각한다. 너무나 당연한 순서이긴 하다. 그런데 이 틀을 깨야한다. 이상한 소리 같지만 이걸 깨면 가능하다.

다들 도서관에 한 번씩 가봤을 것이다. 동네 작은 도서관(책방)부터 국회도서관까지 도서관의 크기 및 책 보유량을 천차만별이다. 일반적으로 책이 많은 도서관이 좋은 도서관이라고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런데 내가 책을 많이 읽게 되면서 큰 도서관을 찾아가서 책을 검색해봤는데, 의외로 내가 읽고 싶은 책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 이런 생각이 든다. ‘뭐야, 이렇게 많은데 왜 내가 읽고 싶은 책만 없는 거지?’ 그런데 신기하게 작은 도서관에 내가 읽고 싶은 책이 있는 경우가 있다.

책이 많은 게 좋을까? 도서관이 작더라도 내가 읽고 싶은 단 한권의 책이 있는 것이 좋을까? 당연히 후자이지 않을까? 이런 경험이 도서관을 짓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정말 작은 공간이 있으면 그 공간을 활용하고, 처음부터 많은 책을 사지 말고, 아이들이 현재 가장 필요한 책으로 가장 작게 시작하자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 아이들이 책을 다 읽어서 책이 더 필요하다고 하면 그때 책을 사줘도 늦지 않았다. 이렇게 하면 빌게이츠처럼 이런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지금 나를 있게 한 건 하버드대학교 졸업장이 아니라, 어렸을 때 도서관에서 읽었던 책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난 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거의 다 읽었다!’라는 식의 말을 했다.

빈민가 아이들도 책이 몇 권 없으니 이런 말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약간의 감칠맛이 있어야 더 책을 읽고 싶지 않을까? ‘선생님 책 왔어요? 아 너무 읽고 싶은데!’ 인도가 점점 더워지니 이런 연락도 오게 되었다. ‘너무 더워서 선풍기나 에어컨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래서 선풍기를 선물해줬다. 처음부터 다 갖춰 놓으려고 하는 생각을 버리고 필요할 때 바로바로 구매해주니 만족도도 더 높아진다. 실제로 인도를 방문했을 때 진심으로 감사해 하는 인도사람들을 보며 정말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아직 나도 틀을 깨야 되는 부분이 많으며 아직도 시행착오를 통해서 배우고 있다.

또 깨달은 사실은 내가 인도사람들을 너무 몰랐다.(아니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 사람들의 성향을 몰랐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인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뭔지 아는가? 그건 바로 ‘No problem’이다. “공사 잘 진행되고 있니?” 항상 문제없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인도 사람들은 비가 와서 공사를 쉬고, 기분이 좋지 않아서 공사를 쉬고, 너무 더워서 공사를 쉰다. 항상 이유가 생기고 이런저런 이유로 공사가 늦어진다. 그래도 한 번도 그들을 탓하거나 뭐라고 한 적이 없다. 인도를 가봐서 아는데 진짜 덥긴 덥다. 움직이기도 싫고 숨이 턱턱 막힌다. 그리고 기분이 좋지 않으면 하루 종일 쉴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유 없는 죽음’은 없다고 공사가 길어질수록 답답한 것은 사실이었다.

두 번째로 도서관을 짓고 싶다는 인도빈민가 목사님의 연락을 받았을 때는 바로 ‘Ok’를 하지 않았다. 대신 이런 질문을 던졌다. “제가 왜 지어줘야 되죠?” 이 질문에 인도빈민가 목사님은 놀래셨다. “필요하니까요!” 난 이렇게 말씀드렸다. “필요하다고 다 지어준다면 받는데 익숙해지잖아요! 필요한 거 다 해주면 결국 몇 가지는 쓰레기가 되고 말거에요! 그리고 도움을 받다보면 받는데 익숙해져서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생기지 않아요! 저를 설득시켜주세요. 계획을 주시면 그 계획을 검토하고 진행하겠습니다!”

처음에는 당황하셨지만 금방 연락이 왔다. “공사는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우리 교회가 커요.(오픈식을 위해서 실제로 가봤는데 작았다. 이들에게는 큰 공간일 수도 있겠지만) 한 공간을 막아서 거기에 도서관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책은 제가 직접구매 할게요. 그리고 2년 만 후원해주세요. 그 뒤로는 스스로 자립하겠습니다!” 놀랍지 않은가? 난 3년 정도 도와주고 자립할 방안을 찾아보라고 했었는데, 그 기간이 1년이나 줄어들었다. 심지어 첫 번째 도서관보다 책이 더 많으며, 더 빨리 모양을 갖춰가고 있다.

그래서 내가 짓는 도서관은 큰 비용이 필요하지 않는다. 단 한권의 책이 있더라도 그 책이 내가 읽고 싶었던 책이라면 난 여기가 바로 도서관이라고 생각을 한다. 이런 경험을 통해 내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생각해보면 기존의 틀을 깰 수 있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성공의 비결은 무식하게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패했던 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대로 또 도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 도전할 때는 성공할 수밖에 없는 방법을 생각해보고 그 방법대로 도전을 해야 된다. 성공할 수 있도록 계속 다른 방법으로 시도를 하면, 솔직히 힘들고 짜증나고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성공을 하게 될 것이다. 이 DNA가 쌓이면 이제는 어떤 도전이라도 쉽게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반면 어느 정도 해보고 포기한 사람은 어떻게 될까? 길게 말하지 않아도 결과는 모든 사람이 잘 알 것이다.

인도 사람들이 ‘No problem’이라고 했을 때 다른 사람들처럼 ‘역시 인도사람은 안 돼!’, ‘그들은 가난할 수밖에 없어!’라고 단정을 지었다면, 지금의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은 앞으로도 가난할 것이고 자립할 수 있는 힘을 배우지 못 했을 것이다.

나를 포함해서 인도도서관을 짓는데 도움을 준 사람들은 인도에 도서관이 지어지는 것을 보고 새로운 가능성을 배우게 되었고, 이제는 도서관 짓는 발걸음에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동참을 하려고 한다. 이것이야말로 꿈꾸는 사람들이 가져야 중요한 마인드이다.

가끔 인도에서 아이들이 책 읽는 모습을 사진으로 받아보고 있다. 이 사진을 볼 때 마다 가슴이 뛴다. 그리고 이런 상상을 한다. ‘빨리 나이가 들어, 저 아이들이 20대가 되었을 때, 아이들이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아이들을 자신만의 재능으로 도와주고 있는 모습을!’

위에 있는 아이들은 그래도 혜택을 받은 아이들이라고 생각을 한다. 아직도 전 세계에 수많은 가난에 노출이 되어있다.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상태이다. 내가 NGO로 정식 활동을 하면 더 많은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난 여전히 NGO를 만들 생각이 없다. 내 글을 읽는 많은 사람들이 조금만 소유욕을 줄이고 자신의 주변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한 사람이 타인을 도울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지 않을까?

처음에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탄력을 받고 조금씩 동참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어느 순간 내가 NGO로 활동하는 것보다 더 많은 기적들이 우리 주변 곳곳에서 일어나게 될 것이다. NGO라는 단체를 유지하기 위해서 들어가는 관리비, 운영비, 광고비가 난 솔직히 너무 아깝다. 정확한 통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통계를 본적이 있다. 전 세계 가난한 아이들을 1년 동안 식량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40조가 든다고 한다.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그런데 전 세계 모든 NGO가 1년에 후원받는 금액이 얼마인지 아는가? 놀라지 마라. 1000조라고 한다!!! 100조도 아니고 1000조 말이다. 여전히 NGO가 부족해서 아이들이 굶어 죽는다고 생각을 하는가? 아니면 사람들의 후원금이 부족해서 가난이 남아있다고 생각을 하는가? 우리가 생각 없이 돈만 보내고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로 몇 년 전에 서울에 모 NGO가 몇 천억 원을 후원받았는데, 실제로는 몇 억 밖에 사용하지 않았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이곳은 걸려서 그렇지 대부분 NGO가 이딴 식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 아닌가? 그래서 난 NGO를 만들 생각은 1도 없다. 100% 도서관이나 빈민지역 사람들을 돕는데 사용되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난 또 하나의 성공비결로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인도현지에 도서관 이름을 지을 때 절대 안병조나 미라클팬슬을 사용하지 말라고 한다. ‘2~3년 지나면 우리는 남남이다’라고 말을 한다. 내 소유가 많아지고 내가 했다는 것이 쌓이게 되면 사람은 욕심이 생기고 부패하기 시작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지금과 같은 NGO나 대기업식 구조를 빠구지 않으면 안 된다. 익숙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현 구조의 틀을 깨고 새로운 판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인식변화에 있다고 생각한다. 허울뿐이 단체(대한축구협회, 대한빙상협회 등) 기관을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의 꿈 가치관이 뭔지도 모르고 틀을 유지하기 위한 발버둥은 이제 그만 두자!

나는 오늘도 성공의 비결을 실천하며 세상에 이 정신을 전파하기 위해, 세상의 평화를 위해, 가난한 아이들이 하루 빨리 사라지길 바라며, 마지막으로 모든 NGO가 사라지는 그 날을 꿈꾼다. 그래서 난 간단히 노벨평화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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