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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들이 Sep 15. 2023

|검은 하늘 푸른 나무

 햇빛이 내려온다. 등에 얹힌 빛이 무거워 허리를 굽힌 채 바닥에 새겨진 그림자를 따라 걷는다. 한 발, 두 발. 저 멀리에서 꼬마가 나를 부르며 달려온다. 웃음이 밀려온다. 그 파도를 견디려 나는 잠시 멈춰 섰다. 파도가 나를 덮쳤다.

 꼬마가 내게 안겼다. 바람조차 따라오기 버거운 걸음으로 한 발, 두 발. 걸어도 걸어도 우리네 집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괜찮다. 얼마가 걸려도, 오랜 날이 지나도. 나는 너를 안고 걸을 수 있으니.

 사실 나의 하늘은

 언제나 푸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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