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밤 꿈을 꾸기를 간청하지만 내 마음은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나 봐. 그러다 어느 날 꿈속에서 눈을 뜰 때면 현실에서는 느낄 수 없던 시간이 느껴지고 나는 그 시간을 헤집고 헤엄치기 시작해. 그러다 보면 나의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가기도 해. 마치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 같이. 그러다 저기 멀리 보이는 달빛이 나와 가까워지고 있다는 게 느껴질 때 나는 잠에서 깨어나 허탈한 표정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거야.
나는 지금 여기에 있어. 이곳에서는 달이 보이지 않지만 느낄 수 있어. 그렇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앞을 보고 나아갈 수 있겠어. 천장에 새겨진 인공적인 빛은 모두 꺼버린 지 오래야. 아마 내가 찾고 있는 시간은 빛이겠지만 만들어낸 빛은 결코 나를 밝혀줄 수 없다는 걸 알거든. 내가 그토록 꿈 속에 있고 싶은 건 존재하지 않는 시간이 거기 있기 때문이야. 분명 알 수 있어. 아직 나를 넘어서지 못한 시간이 내게로 오고 있다는 걸. 그 시간은 함께 걷지 못한 거리였고 마지막까지도 볼 수 없었던 이름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