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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들이 Feb 04. 2024

|내가 나였다는 게

 제가 해보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두려움이 커요. 새로운 것에 도전하지 않는 이유도 순전히 그런 두려움 때문이겠지요. 그런 면에서 저는 참 나약한 사람입니다. 속으로는 알고 있어요. 무언가 이루고 싶다면 도전해야 한다는 걸, 그리고 그 길은 제가 글을 쓰는 일에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될 거라는 것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선뜻 나설 수가 없네요. 제 스스로가 새로운 일들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요. 이것 역시 해보지 않고서는 모르는 일이지만, 정말 어려워요. 그런 용기가 나오지 않는다는 건. 


 걱정되기도 해요. 나 때문에 그 자리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불쾌함을 느끼면 어떡하지. 저는 배운 것도 많이 없어요. 그래서 아는 것도 많지 않고요. 모르면서도 배우려 하지 않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는 건 알지만.. 같은 이야기예요. 저는 상상도 못 할 겁쟁이니까요. 무엇이든 해봐야 아는 거라는데, 나조차도 내게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식으로 말하곤 하면서도, 내가 그걸 지키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는 일인가요. 지금의 나도 하지 못하는 일을 남들에게 조언한다니요.


 저는 젊어요. 하지만 가끔은 학창 시절의 제가 더 어른스럽다고 느끼기도 해요. 그때는 앞서 말한 도전에 대한 불안감 따위는 없었거든요. 고작 몇 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저는 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요.


 '그냥 하면 되지, 안 되면 다음에 또 하면 되지,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야, 그래도 안 되면 정말 한 번만 더, 한 번만 더, 한 번만 더…….'


 저는 그렇게 학창 시절을 지나왔고, 당시에 제가 이룰 수 있는 가장 높은 목표까지 닿기도 했었어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법을 배웠는데도 지금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네요. 잠시 쉬는 거라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을 흘려보냈어요. 과거의 내가 지워지는 기분이에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아요. 제가 이룬 꿈들이 제가 해낸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어떻게 이 시간에 서있는 걸까요.

 고된 시간을 견뎌냈던 내가, 나였다는 게 믿기지 않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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