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을 용기?포용할 의무!​

브레이크는 감정에도 필요하다

by 유원썸

그가 도마에 올랐다.

하는 말 한 마디가 한 마디가 밉상이었다.

잔소리에 뒷북에 실력은 없이 의욕만 가득해서 가만히만 있으면 50점은 되는데..라고 생각하니

그 윗사람도 싫더라


물론 시작은 어떤 작은 사소한 사건 아니

노멀한 갈등이었다.

별거 아닌데 그때 쿨하게 풀지못했다


그러나 모두들 욕은 해도 그의 권위에 맞서지는 못했다.

성희롱를 한 것도 아니고

때린 것도 아니고

단지 업무처리방식이 마음에 들지않았다.


도마에 올려 칼질을 해도 시원찮다.

욕을 해도 시원찮다.

어라. 그가 미워하기시작했다.

일터에 나가면 보게 되는 그의 얼굴.

말투도 싫고 다가오는 것도 싫고

사람은 다 상대적이니 그도 내가 싫고 미웠으리라.

그래도 나의 자리를 어쩌지는 못했다.

성회롱을 한 것도 아니고

때린 것도 아니고

무단 지각, 무단 결석을 한 것도 아니고

업무에 손실을 주거나 지장을 준 것도 아니었으니

어떤 이를 짝사랑하게 되면 이전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

그 앞에서 공연히 부끄러워지고, 잘 보이고싶고

그가 어디있는지 찾게 되고

내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주면

온 세상이 환해

누군가

“ 요즘 연애하나? 왜 이렇게 예뻐지지?” 란 소리까지 듣는다.

사랑과 감기는 속일수 없다더니!

그런데....

그런 그에게 여친이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온 세상이 깜깜해진다.

내가 그렇지 뭐

오르지 못할 나무 쳐다본게지

내가 다른 나무를 만나기까지 그로부터 시선을 거두기가 어디 쉬운가

차라리 그에게 아무 감정없을 때가 좋았다.

내 삶은 평온이었는데

왜 잔잔한 내 가슴에 돌을 던지냐구?

술 한잔을 마시며 괜시리 멜라꼬닉해지면서

그의 나쁜점을 생각한다.

다신 누구도 좋아하지않을거야


사람을 미워하면 양은냄비 끓듯 부글거린다.

호등이 늦게 바뀌는것도 화가 나고

비슷한 사례만 봐도 화나고

아까 맛있게 먹었던 밥마저 소화가 덜 되는지 부대낀다.

날 건드리기만 해봐.

어떤 언쟁으로 나갈까

칼을 간다.

아니나 달라 그 미운 사람이 내게 또 이상한 말을 해대는데

주변 사람들이 있어서 차마 화를 내지못하니

갈았던 칼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왜 내가 이렇게, 저렇게 맞서지 못했을까 부르르 전율한다.

마음은 지옥이다.

지옥에 있는 내 얼굴은 전혀 이쁘지않다.

그만두고 그만보고싶다.

그 지옥이 너무 싫어서 저...얘기하자고 용기를 내어보았다.

-의외네. 뜬금없네. 왜지? 너, 나 싫어하잖아.

그런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에게 천천히 또박또박 말했다.

저는 블라블라블라..."

그는 변명대신 자신이 느낀 것 말했다.

그 느낀 점에는 나의 행실도 포함되었다.

변명했고 설명했다.

그가 고개를 숙이고 픽...웃었다. 썩소도 아니고 비웃음도 아니다.

그런데 나는 왜 눈물이 날까? 속에서 울컥.

눈물을 흘리지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를 왜 그렇게 미워했는지 좀 미안했다.

그에 대한 미안함에 울컥은 아니다.

지옥같았던 내 마음이 너무 불쌍해서다.

견디느라 애썼네

그 시간을 가졌다해서 다음 날부터 그의 오른팔이 된 것 아니지만

마음은 좀 나아졌다.


feel better. much better.

이럴줄 알았음

진즉 얘기했음 좋았잖아


아무리 주는 것 없이 미운 사람있고 받는 것 없이 좋은 사람있다고 하나

사랑과 미움 한 심장에서 나오다니, 찬물 더운물이 오가는 수도꼭지마냥.


한 번쯤 짝사랑에 크게 데었다면 또 다른 누군가앞에서는 감정조절을 해본다.

이미 다친 부분에 흉터가 지워지지도 않았으니

누군가가 다가와 내 마음을 흔들 것 같으면 적당히

거리를 두고 ‘지난 번처럼 데면 안되지’

찬물을 끼얹어본다.


그럼에도 그가 장갑차마냥 들어옴 할 수 없지

이번에는 짝사랑이 아닌 같이 사랑해보는거야.

아니면

음. 내 사람이 아니구나하고 확 버리는 거지

넘사빠하지말자.

마음아..제발 좀 비싸게 굴어라

또 다른 상황에서 “어, 이 사람 좀 아닌 듯, 좀 많이 아닌 듯, 왜 이케 나대지” 싶으면

얼른 과거로 돌아가 지난 번 지옥과 같은 내 마음, 내 얼굴을 기억해야한다.

사람을 미워하는 건 사랑하는 사람을 보지못하는 것만큼 괴롭다.


지인 하나가 말한다.

“ 너무 자존심을 상하게 해서 용서가 안돼. 친했던 사람이라 더 미워, 자다가도 심장이 두근거려.”

- 전화해봐

“ 내가 먼저? 정말 용서할 수 없는데...”

- 둘 중 하나지. 까짓것 얘기하다 화나면 머리잡고 싸우던가, 끌어안고 화해하던가, 말로 안될 것 같으면 종이에 쓰자고 해.

“.................”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조언이었는지 고개를 흔든다. 그 마음 알지. 질풍노도가 사춘기만 있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미운 대상이 집밖의 사람이면 그나마 낫다.

학교가. 직장이. 동네가 바뀌면 안만나지니깐.



세상에서 가장 힘든 관계는 집안의 사람, 즉 가족이다.

가족은 어제 오늘 내일 만나 쌓인 감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곱살에 이랬지,

-열네살에 이렇구

-스무살에는 또 어땠는데.

-서른 두살에 기억안나?

-마흔살...정말 내가 그 때...


세월의 숫자만큼 쌓인 미움은 술 한잔으로도 해결되기 어렵다.

시- 익 웃으면

“지금 웃음이 나와?”

“니가 그러고도 인간이야?”


그래도 가족은 죽기전에는 꼭 풀어야한다.

이사를 가도 전학을 해도 회사를 옮겨도 가족관계는 끊어지지않으니.

- 아홉살에 잘해줬던 것 같아

- 열여덟살 생일은 기억나

- 스물 두살때 그 때는 진짜 좋았는데

- 서른 여덟살, 그 때 엄마가 처음으로 사랑한다 말했잖아.

가족, 사랑만해도 부족한 시간인데 미움까지 끌고가야하니 쉽지않다.


누군들 사랑하는 게 낫지, 미움이 낫겠나. 안다. 다 안다.

그러니 영악하게 감정이 나를 지배할 틈을 주지 않도록

그 감정 때문에 천당과 지옥을 오가지 않도록 적당히 브레이크를 써야한다.

"브레이크는 반브레이크를 쓰는 겁니다. 살짝 살짝 밟아주세요"


우리가 배운 좋은 운전 습관.

멀리보고

딱, 고 앞에서 확, 밟지말고

반만

브레이크.

감정도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

사고는 감정도 두려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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