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남자는 어떤 여자를 만나는가 여자는 어떤 남자를 만나는가란 설왕설래가 있었다.
" 여자가 너무 똑똑하면 남자가 대접못받아~그니깐 A급 남자들이 자기보다 한 단계 아래인듯한
B급 여자를 만나는거지"
" 그러니 A는B를, B는 C를 , C는 D를 만나다보니 결국 남는 것은 A급 여자와D급 남자지"
"그럼 A급 여자가 D급 남자를 만나서 잘 살면 되지~"
"헐!"
명품 짝퉁 특A급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B급영화
뮤지컬 좌석의 세번 째 등급 R,S,A.
대학교 성적 A+
알파벳으로 등급화한 다양한 경우가 있듯이 사람에게도 등급을 굳이 매겨 A,B,C,D
신데렐라 스토리가 TV의 주(主)소재가 되어 본부장님부터 폐하에 이르기까지 무소불위의 권력과 재력을 가진 그가 힘은 없지만 톡톡 할 말 다하는 그녀와 사귀는 내용이 시청율을 잡은 이유도 출신이 너무 다른 이들의 만남과 사랑으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기에 그럴테다.
최근 태양의 후예를 집필했던 김은숙작가의 "더 킹"이 생각보다 저조한 시청율로 더이상 신데렐라 스토리는 먹히지않는다라고 이른 판단을 했다만 돈과 권력을 A-D급으로 구분한다면 더 킹은 A급과 몇 급의 여자일까란 소소한 궁금증이 든다. 부하직원이라고 꼭 B급은 아니지않을까
20년지기의 동생이 있는데 잘 몰랐던 그녀의 매력, 성품이 나이가 들어갈 수록 더해진다.
나만의 생각도 아니다. 같은 모임에 있는 여러명이 이구동성이다. 동성간에도 늘 넉넉함이 있다. 먼저 연락하고 챙겨주는 게 한결같다.
남편의 돈벌이는 서민이상도 이하도 아닌데 결혼이후 한 번도 전업주부인적이 없다.
본인이 특별한 전문직도 아니기에 힘들다 푸념을 할 만도 한데 시댁식구와의 관계도 It couldn't be better다(이보다 나을 수는 없다)
시댁 시누이들의 모임에 외동올케가 창립때부터 20년 넘게 주욱 즐겁게 기꺼이 하고 있는 게 그녀의 성품을 말해준다.
그녀의 현실이 밝고 긍정적인 것은 그녀가 유독 착해서, 참을 인(忍) 세 개여서, 남편과 시댁이 잘해줘서 , 양심이 있어서등등으로 대답하기는 좀 그렇다.
그녀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다른 차원이다. 그녀는 그 어떤 남자와 살아도 남자와 시댁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 같음이다. 그녀는 급으로 매기기에 아깝다.
" 너는 누구랑 결혼했어도 아내, 엄마, 며느리 잘 했을거야" 란 대놓고 칭찬에 모두들 인정!을 외쳤다.
" 아휴. 나도 불만 많지, 일일이 얘기하면 뭐해~뭐 달라져?"
칭찬은 뒤가 아닌 앞에서 더 해야한다.
만화를 매우 좋아하는 데 "꽃보다 남자"란 드라마를 일찌감치 원작 만화로 봤다. 이민호씨와 구혜선씨는 만화가 주는 캐릭터를 살리긴 했는데 원작이 주는 섬세함은 두 배우의 뛰어난 외모에 가려져 빛이 덜했다.
애들만화긴 해도 심오한 구석이 있다.
진짜 신델렐라 스토리, 어떻게 그 럭셔리 귀족 특 A급 인간들만 다니느 학교에 소상공인 자녀가 들어갈 수 있을까부터 비현실적이긴하나 남주인 츠카사가 여주인 마키노를 만나면서 서서히 변해가는 과정은 만화이상의 감동이다.
워낙 츠카사가 돈많은 개망나니였다. 오만방자하기가 이를 데 없는데 무식하기까지하다.
그런 한남이 평범한 여자 마키노를 만나면서 무너지고 또 무너지고 사랑받고싶어 안달이다.
더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루저(LOSER)다. 생각이 변하니 행동이 변하고 사람이 변하더라.
만화에서만 아니다. believe it or not이겠지만 최근 국내 굴지의 재벌인이 성공과 기업밖에 몰랐던 자신과 전혀 다른 누군가를 만나서 생각이 바뀌고 사회적기업에 관심을 가지게되었다고 하던데 현실에서도 이성으로 바뀐 케이스는 분명 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누구와 살아도 불협화음을 낼 위인이 있고
누구와 살아도 최고의 화음을 낼 위인이 있다.
누구를 만나서야만 인간이 될 사람이 있는가하면
누구를 만나도 인간이 되지않을 그런 아류도 있을 거다.
남편과 "내가 잘났다 못났다 내가 아니었으면 누가 구원해주었겠냐 나니깐 당신 구원했다" 란 시시한 힘겨루기를 했었는데 이제는 그나마도 관심이 없다. 애들말로 "뭐 어쩌라구" 주제에 속한다.
왕성한 혈기로 싸웠던 30대에는
내가 첫사랑만 실패하지않았어도!
내가 남편이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났더라면!
전지적 1인칭 시점에서만 상상을 했는데 요즘은 간간히 이런 생각은 한다.
저 사람이 나를 안만나고 다른 더 좋은 여자 만났으면 어떻게 되었을까라고.
농담반 진담반 " 난 A급이지 그것도 특A급!"이라며 자화자찬하지만 이 "급"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결혼생활해본 이들은 다 안다.
A급에 +++급 고기면 뭐하는가? 양념이, 후라이팬이, 화력이, 보관이 안좋으면 B+++보다 못해지는 맛이 되는 걸.
와이셔츠를 전혀 다리지않고 그냥 빨래 널을 채로 입고 가는 이가 있는데 회식때 악착같이 상의를 벗지않았다가 너무 더워 벗었단다. 구깃한 와이셔츠에 동료들이 깜짝 놀랐다는 말에 도우미 아주머니를 그제서야 불렀다는 동네 맞벌이 부부의 일화에 나도 살짝 찔린 한 때가 있었다. 와이셔츠 팔이 늘 두 줄이 되는 나를 남편은 포기한 지 오래다. 크000나 편의점을 이용하면 되는 걸 왜 고생하는거야라며 남편이 좋게 좋게 얘기했지만 속내는 두 줄을 만들어 내는 아내가 답답한거다. 다림질을 더 못하는 본인이니 할 말이 없겠지만.
"부부의 세계"와 같은 불륜드라마가 아니더라도 왜 미혼녀가 유부남에게 빠지는 지 사회생활에서 느끼는 바가 많다. 어머니의 손길이 넉넉히 있어도 한 두가지가 꼭 빠져보이는 총각과 달리 결혼하면 돋보여지는 유부남,
그게 다 아내의 역할이다. 물론 나처럼 두 줄을 만들어내는 다림질은 제외다.
" 괜찮은 사람보면 다 유부남이야~" 골드미스들이 결혼에 대해 얘기할 때 이런 푸념도 간간히 듣는다.
처음부터 명품이었는지 하품이었는지 모르나 명품처럼 보이게 하는 이가 있고
진짜 이태리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들은 걸 준비~땡!하고 선착순으로 달려가 득템을 해도
" 중국산이지?" 라고 보이게 하는 이가 있는 것처럼
20년 가까이 산 남편을 A급으로 만드는 건 B급 여자가 아니라 C급, D급 그 이하 혹은 특 A급일 수도 있고
A급 여자로 만들어 주는 것도 남편의 몫이다.
후배를 만나고 온 날, 그 날따라 남편이 안되보이더라. 절인 배추마냥 축 쳐진게 내가 와이셔츠를 못다려서 그런가싶기도 하고...힘겨루기는 유치해서 못하겠다만 내가 A급이 되고싶으면 같이 사는 남편도 최소한 동급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