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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원썸 Jun 07. 2020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A는 늘 피곤해보인다. 건강보조제를 먹어도  그윽한 눈밑지방때문이다.

나의 조언으로 압구정에서 수술을 잘 받았고 결과도 좋았다.


내가 조언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내가 먼저 그 시술을 잘(?) 받 덕분이다.

피곤해?

잠 못잤어? 피곤해보여.

한마디로 늙어보여...이게 듣기싫었다.


수술은 참 잘되었다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눈물이 아닌 피눈물이 나서 1-2주동안

병원 다니느라 맘고생, 몸고생을 좀 했다.

성형부작용이라기보다는 성형과정에 있어 뭔가 하나 실수를 한듯했고 그 과정이 담긴

CCTV를 보여달라고 해도 절대 안된다며 소비자보호원에 신고를 하든 1인 시위를 하든

아니면 레티놀맛사지를 댓가로 받든지하라고 했다.


나는 아무것도 받지못하고 그냥 컴플레인만 걸은 소비자가 되었다.

물론 피눈물은 멈췄고 다른 안과에서

"수술은 잘 되었는데요." 란 멘트를 듣고나서야 비로서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다시는 시술이든 수술이든 하지않으리...란 다짐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피눈물, 이거 이거 완전 무서운 일이다.


지방재배치가 아주 간단한 시술이라곤하나 나름 걱정스러워 강남, 압구정동 여러 병원의

상담을 받으러 다녔다.

참 신기한게 병원코디라는 분들의 외모가 아-주 아-주 비슷하다.

계란형의 얼굴, 시원시원한 눈매, 쌍꺼풀, 날렵한 코선이었다.

그 분들이 성형을 했든 안했든간에 프론트, 상담자들의 외모가 고객에게는 여기서 할까 말까란

판단의 기준이 되는 건 물론이다.


" 음. 제 생각에는 고객님, 주름이 이쪽으로 이렇게 나있어요. 다른데는 모두 괜찮습니다."

코디는 나의 외모를 한 눈에 파악하고 평소 컴플렉스일 것 같은 부분을 콕콕 집어내어 이번에 안하면

진짜 안된다. 지금이 적기다라고 심장을 쿵쿵거리게 한다.

" 아주 간단해요. 근무하는데 전혀 지장주지않아요."


귀가 얇지않은 나는 결국 내가 가장 필요하다싶은 부위만 선택했는데 그게 피눈물나게 했다.

다른 것까지 했으면 어쩔뻔?


지금은 완결된 다음(DAUM)의 웹툰  " 껍데기 "는 대단한 성형외과의사가 자신의 첫사랑과

똑닮은 제 2 제 3의 성형미인을 만들어 낸다란 소재였는데 많은 픽션이 그러하듯 진정한 미(美)는

외모가 아닌 마음이며 얼굴로 흥한 자, 얼굴로 망하는 듯한 메세지였다.

(다음웹툰 캡쳐)

지금 연재중인 웹툰, 여신강림도 그림이 워낙 예쁜데다 생얼과 화장후의 변신과정이

주독자층인 청소년들에게 인기다.

(여신강림캡쳐)

생얼이 그닥인데 화장이 이렇게 큰 변화를 준다는 게 만화니깐 그런가보다 하겠지만

실제로 전문가의 터치 20분 정도면 진짜 달라보이긴 하더라.

웹툰, 두번째 생일도 성형중독인 어머니와 그 딸, 그리고 성형전의 얼굴을 가진 쌍둥이동생때문에 벌어지는 에피소드인데  성형을 당당히 말하는 어머니와 숨기는 딸의 심정이 두근두근하다.  

실제로 어느 여자 유투버는 본인이 직접 성형을 하고 출현한다. 갈수록 외모가 변해가는데 점점 안쓰러워진다. 처음이 낫다란 생각도 든다.  

공통적인 건 한 번 성형이 어렵지 두 번 세 번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는 거다.


많은 웹툰가운데 아무거나 랜덤으로 찍어서 봐도 소재가 외모와 관련되어있다.

뿐인가. 한국드라마 외국드라마, 국내외 영화에서도 외모는 아주 만만한 소재다.


포크를 들고 쌍꺼풀을 만들겠다고 한동안 나냈던 청소년때의 딸을 보면서 ㅋㅋㅋ웃었던 적이 있다.

쌍커풀 테이프, 풀을 붙히고 다녔던 나의 소시적이 떠올랐다.

전날 붙히고 자면 깜쪽같이 생긴다는 말을 믿고 시키는 대로 붙히고 바른다. 담날 학교에 가면 눈이 반쯤 떠있질않나. 테이프가 떨어져서 이상한 라인이 생겨 아이들로부터 놀림도 당했었다.

얇은 이쑤시개로 계속 눈을 부라리면 생기는 쌍꺼풀. 두꺼운 지방을 잡아보고 이것만 없어도 좋은데하며 입꼬리를 샐쭉했던 여자애들은  졸업만 해봐라 성형외과로 갈거야~했지만 막상 졸업 후 수술을 받은 친구들은 많지않았다. 지금은? 눈꺼풀이 너무 얇야져서 지방을 다시 넣고싶을 정도다.

  

폴란드인가

좋은 외모는 신이 주시고

나이스한 의복은 경제력이 주고...란 속담이 생각난다.


김태희씨나 강동원씨와 같은 외모는 정말 신이 주셨다고 믿어진다.

(드라마 하이바이.마마 캡쳐)

김태희씨의 상대역으로 아주 잠깐 서있던 어느 스텝은 "인형이 걸어오는 줄 알았다" 라고 했고

강동원씨가 출연한 영화를 본 기자가 " 진짜 사람인가?남자인 나도 설렌다" 그의 외모를 극찬했던 글을

읽은 기억이 있다. 디카프리오의 리즈시절 사진을 보면 생면부지인 그에게 탄식이 절로 나온다.


아무리 부인해도 예쁜 미모, 멋진 외모가 다홍치마.


성형을 잘 하고 자신감도 충전된다.

피눈물의 댓가는 있지만 덜 피곤해보이고 덜 늙어보이는 외모에 대한 자신감에 어깨가 으쓱했다.그러나 오래가는 건 건전지뿐이다.

영원하지않은  나뿐이랴

천하의 절세미인도 세월이 지나가면 노인의 얼굴과 피부를 가진다.


1960년생의 원미경배우는 다른 여배우들과 달리 시술을 하지않은 이유를

" 시청자들도 나를 보고 저 사람도 늙는구나.."

그냥 자연스럽게 여배우의 노화를 바라봐주었으면한다란 심경을 얼핏 들었다.


늘 20대, 여주인공만 맡을 수는 없는 거야

30대 애기엄마도 되는 거고

40대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김차장도 될 수 있는거고

50대의 중역이나 헬스트레이너에게 코칭을 받는 김여사도 될 수 있는거고

60대의 혼주어머니도 될 수 있는거고

20대 미녀가 혼주어머니의 기쁨을 알겠어?

60대에 애기엄마외모를 가지고 있는것도 부담스럽다.

나이가 주는 힘은 외모보다 그 역할에 따라 달라진다.



폴란드의 속담, 마지막 문장은

 "좋은 성품은 신이 아닌 자신이 만들어 낸다는 거지"

 

나이스한 외모, 경제력, 성품을 모두 가진다면야 금상첨화지만

딱 하나, 혹은 한 개반을 가져야 한다면

무엇을 고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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