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흘림 기둥과 주두
기둥의 전래
현재까지 남아 있는 고려시기 건축물의 특징 중 배흘림기둥에 대한 기원은 알 수가 없으나 삼국시대 북방계 건축양식의 영향을 받은 고구려 벽화, 백제와 연관이 있는 일본의 호류지 목탑 (AD 607) 에서 보일뿐 동양권에서는 오래전 사라졌다 한다. 다만 그리스 로마 건축에서 보이는 배흘림기둥과 기둥을 세우는 시공 방식이 우리와 같다는 점은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고대로부터 건축물은 사용하는 사람의 신분을 나타내는 기준으로 존경의 대상과 위엄, 위대함.. 등, 신상의 크기로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이런 생각들은 농경문화의 발전과 함께 건축기술로 이어지면서 지구라트나 피라미드와 같은 대형 건축물의 축조로 나타나고 피라미드의 최초 설계자 임호텝은 사원 (BC 2648) 으로 가는 통로에 석재 기둥의 연속적 배열을 계획하게 되면서 후대 건축 방식의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건축물은 중력과의 끝없는 싸움으로 기존 지붕을 받치는 기둥의 재료가 목재 인 점을 감안할 때 석재 기둥의 출현은 나무가 가지지 못하는 건물 높이와 무거운 하중에 의한 변이로부터 안전해졌으며 기둥을 연속적으로 배열하는 방식은 건물의 위계를 극대화 함으로써 후대 사원과 신전 건축의 주를 이루게 된다. 고대 기둥은 외부 외장의 중요한 역할로 기둥 외에 기둥 상단에 주두를 놓아 의장성을 높이려 하였다.
주두는 기둥머리라고도 불리며 기둥 상단에 놓여 동양에서는 상부에 구조물을 안정되게 잡아주고 서양에서는 석재의 이음부를 받쳐주는 역할로 이집트에서는 파피루스나 야자수 잎, 연꽃.. 등 식물 모양의 조각과 하토르 여신의 얼굴을 조각하였으며 서양 건축사에서는 그리스에서 나타나는 주두의 생김새로 시기별 건축양식을 구분한다.
그리스 로마 기둥 양식의 기원이라 생각되는 이집트 "베니 하산"의 암굴 분묘 (BC1 929) 에서 보이는 홈 줄 기둥을 시작으로 목조건축이 석조건축으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헤라 신전" (BC 590) 과 그리스 건축의 기준이 되는 '파르테논" 신전의 배흘림기둥에 이르기까지 목재를 석재로 바뀌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기의 형태는 나무기둥의 모습이 답습되어 독자적 형태의 기둥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주두의 외장적 기능은 더욱 강화되어 페르시아에서는 동물의 형상을 인도에서는 석굴 형태의 새로운 양식이 등장하게 되어 기둥이 가지는 구조적 역할보다 조형적 기능으로써만 존재하게 된다.
고대 건축물의 주 재료는 목재에서 석재로의 변화를 가져오는데 석재에 대한 경험 부족은 목재 형식의 짜맞춤으로 구성하게 되고 재료가 가지는 특성을 살리지 못하게 되었다. 결국 경험의 축적은 재료가 가지는 특성을 살리는 동시에 건축적 균형을 이루게 되면서 배흘림이라는 건축적 기능과 미를 살린 기둥을 만들게 되었다.
식물의 모양을 본떠 만든 이집트 기둥의 영향은 그리스와 페르시아에서 길어 보이는 느낌을 주기 위해 홈 줄을 조각하면서 수직 감과 조형성을 살리게 되면서 후일 페르시아에서 나타난 기둥 상부의 동물형상은 불교와 어울려 동양권으로 전래되어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벽사의 형태로 발전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