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와 이 회사에 지지 않겠습니다!
오늘의 증상 : 회사 반응에 분노 게이지 상승으로 속 울렁거림과 무기력증 증가.
병가 연장 가능 여부는 인사팀에 문의해야 하는데,
행정직 두 명이 모두 휴가니 규정을 확인하고 내일 연락 주겠다는 팀장.
역시나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반응이었습니다.
(사실 인트라넷 신청 버튼만 눌러도 확인할 수 있는 겁니다)
늘 사소한 것도 규정집을 살피라며 결재를 미루고 업무를 지연시키던 사람.
화가 치밀었지만 어쩌겠어요. 그런 사람이 결재권을 쥐고 있는 조직인 것을.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마음먹는다고 살이 빠지지 않는 것처럼
굳은 마음을 먹겠다는 결심만으로 하루아침에 마음이 튼튼해지지는 않았습니다.
가능한 영향을 받지 않으려 했지만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하루 종일 속이 안 좋아서 밥도 못 먹고
무기력하게 누워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너무 억울해졌습니다.
오늘은 내가 살아갈 나날 중 가장 젊고 찬란한 날인데
저런 사람들 때문에
내 인생을 침대에 파묻고 소비하는 건 너무 부질없잖아요!
그래서 억지로 몸을 일으켜 헬스클럽으로 향했습니다.
근육이 빠져서 이러다간 지방 순도 100% 명품이 될 것 같았거든요.
요즘 제가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은 속칭 '천국의 계단'입니다.
아시죠? 끝없는 계단 천국.
처음에는 멋모르고 올라가서 이것저것 조작하다가
5분 만에 목에서 피 맛이 났습니다...
그 충격에 잠시 멀어졌다가,
유튜브에서 여러 의사 선생님들이 “계단 오르기가 최고”라고 권하는 걸 보고 다시 시작했어요.
지방도 지방이지만, 근육을 다시 키워야 하니까요.
체력이 워낙 하급이었던지라
이제 좀 늘어난 것이 20분 동안 55층까지 오르는 정도입니다.
이것만으로도 거의 땀으로 목욕을 할 지경이니 정말 저질 체력이죠?
끝없는 계단을 오르며 이곳은 지옥인가 생각합니다.
그러다 계단을 내려오면 그 상쾌함이란!
유산소운동이던 근력운동이던 훨씬 쉬운 느낌입니다.
운동을 마치고 1년 만에 체중계에 올라섰습니다.
아니, 이런!
먹는 것도 줄었고 눈으로 보기에도 살이 빠졌는데,
여전히 숫자는 무겁습니다.
이건 분명히 저도 모르게 늘어난 근육 덕분일 거예요!
한 달의 병가가 끝나가는 지금,
지옥 같은 회사 생활도 어쩌면 제 마음의 근력을
회복 탄력성을 조금은 늘려주고 있지는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지지 않을 겁니다.
다이어트에도, 이 회사에도.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이라 해도,
한 걸음씩 오르다 보면 언젠가 천국에 닿으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