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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검 작가 Jul 07. 2024

이 구역의 미친 X은 나야 나

그 사람은 왜 이런 언어를 사용하게 됐을까

가족부터 시작해서 친구, 그리고 사회생활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까지.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참 많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살아간다. 그만큼 각자가 가진 언어의 특성도 다 달라서 때로는 그런 타인에 맞는 언어를 사용하며 대화를 이어가야 할 때도 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내가 대응하기 가장 애매한 사람은 바로 스스로를 이렇게 소개하는 사람들이다.


이 구역의 미친 X은 나야.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한테 뭐라 못하더라.
나는 필터링 거치지 않고
객관적으로 딱딱 맞는 말만 해서 그런가 봐.


자기 자신을 얕잡아보는 단어를 써가면서 그게 자신은 강하며 할 말은 다 하고 사는 사람인지라 남들이 자기에게 어떻게 하지를 못하더라 하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나는 뭐라고 대답을 이어가야 할지를 모르는 것이다.


강하고 약하고를 떠나서, 하고 싶은 말을 못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싶은 게 내 생각이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어느 정도 필터링을 거치거나 아니면 사람과 상황에 따라서 하지 않을 뿐이라 생각하는데 그들은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당황스러울 때가 종종 있다.


타인이 그런 언어를 사용하게 된 것은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게다. 하지만 때로는, 할 말을 다하고 산다며 자기 자신이 강하다는 식의 표현을 그렇게 하기보다, 굳이 그렇게 표현하지 않아도, 그리고 굳이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그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아우라를 풍길 수 있도록 그런 분위기와 마음가짐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랑인 것처럼 자신을 미친 X이라 칭할 게 아니라 좀 더 나은 표현으로 말이다.


언어는 곧 그 사람의 인격이라고 생각한다. 선천적으로 주어진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낼 수밖에 없는 건 내 선택이 아니고 어쩔 수 없는 것일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도 꿋꿋하게 자신만의 언어를 다듬으며 살아가는 사람도 분명 존재한다. 힘든 상황에서도 부정적인 언어가 아닌 긍정적인 언어를 내뱉고, 미워하고 싶은 사람에겐 욕이 아닌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라는 용서와 이해라는 이름으로 따뜻한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나 역시도 그런 긍정적이고 따뜻한 언어를 쓰는 사람들에게 언어를 배우고 그렇게 배운 것을 토대로 나만의 예쁜 언어를 만들어가고 싶다. 그게 내가 가진 몇 개의 목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듯이, 사람 역시도 칭찬을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젠 나는, 칭찬을 듣는 입장이기보다 칭찬을 할 줄 알고 먼저 따뜻한 언어를 건넬 줄 아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따스한 언어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진심으로 이해해 줄 줄 아는 그런 사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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