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사의 리더십

2부 상담실 안에서의 리더십

by 나검하랑

10. 질문 하나가 내담자의 눈빛을 바꿨다


상담은 결국 질문의 예술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상담사들이 질문을 두려워합니다.

“혹시 부담이 되지 않을까”

“괜히 상처를 건드리는 건 아닐까”


그래서 안전한 질문만 남습니다.

“그때 기분이 어땠어요?”

“요즘은 어떠세요?”

틀린 질문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질문들은 내담자의 삶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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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내담자가 있었습니다.

늘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했습니다.

힘들다고 말하지만, 정작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상담은 안정적이었지만 어딘가 정체되어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질문을 하나 바꿨습니다.

“지금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가장 두려운 건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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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내담자의 눈빛이 달라졌습니다.

조금 전까지는 익숙한 이야기였는데, 그 질문 앞에서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한참 뒤, 조용히 말을 꺼냈습니다.

“사실… 아무것도 안 변할까 봐요.”

그날 이후 상담은 달라졌습니다.

문제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삶을 마주하는 자리로 바뀌었습니다.

좋은 질문은 정보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내담자가 피하고 있던 진실을 스스로 보게 만드는 것입니다.


질문에는 방향이 있습니다.

과거를 묻는 질문,

감정을 묻는 질문,

그리고 선택을 묻는 질문.

그중에서도 변화를 만드는 질문은 ‘책임과 가능성’을 동시에 건드립니다.

“그 상황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무엇이었나요?”

“지금이라면 다르게 해볼 수 있는 건 뭘까요?”

이 질문들은 내담자를 피해자의 자리에서 선택하는 자리로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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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든 질문이 변화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질문이 날카로워질수록 관계는 더 중요해집니다.

신뢰 없이 던져진 질문은 공격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충분히 지지된 관계 안에서는 같은 질문이 깊은 통찰이 됩니다.


상담사의 역할은 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정확한 순간에, 정확한 질문을 건네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질문 하나가 내담자의 시선을 바꿉니다.


문제를 보는 시선이 바뀌고,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고,

결국 삶을 선택하는 방식이 바뀝니다.

그래서 저는 상담이 막힐 때마다 기술이 아니라 질문을 돌아봅니다.

지금 내가 던지고 있는 질문은 안전한가, 아니면 변화를 향하고 있는가.

그 차이가 상담의 깊이를 결정합니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Q. 나는 상담사로서 무엇을 지키며 이 일을 이어가고 싶은가?


Q. 앞으로 흔들리는 순간이 온다면 나는 어떤 기준으로 다시 중심을 찾을 것인가?


Q. 나는 내담자의 삶을 만나는 사람으로서 나 자신의 삶은 어떻게 돌보며 살아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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