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포갈릭 할인 꿀팁
밖에서 뭔가를 막 몰입하다가 시계를 보아하니 남편의 퇴근 시간이 거의 다 되어간다. 만나서 커피숍을 간다거나 그런 알콩달콩한 커플은 아니고, 그냥 남편 차를 타고 귀가하기 위해 연락을 해본다. 곧 퇴근이라고 한다. 배가 고프지만 난 초스피드로 요리할 수 있는 여자니까 기다려본다. 똑같이 퇴근을 하고도 남편이 씻는 동안 울트라 캡숑 빠르게(아 옛날 사람 단어;;;) 밥을 할 수 있다. 어랏... 근데 모든 일은 예상대로 되지 않는 법. 점점 딜레이 된다. 전산 쪽에 근무하는 남편일은 워낙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책을 읽으면서 평정심을 갖고 기다리는 수밖에. 이미 버스를 타고 귀가했으면 좋았으련만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버텨본다. 근데 심하게 배가 고프다. 뭔가 시스템 작업이 끝나야 퇴근을 할 수 있는 업종이다 보니 보챌 수도 없다. 책임자인데 내팽개치고 퇴근할 수도 없고 하니..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기 일보직전이라서 혼자 먼저 길을 나선다. 집에 가냐고? 아니다. 이미 집에 가서 요리를 하기에는 너무 배가 고프다. 전철로 2 정거장만 후딱 이동해서 매드 포 갈릭에 갔다. 난 프로 혼밥러이므로 남편이 올 때까지 아무렇지 않게 버티는 것이 아니라 메뉴 하나를 먼저 먹고 있으면 된다. (옛날에는 이걸 꿋꿋하게 참고 참다가 폭발하곤 했는데 미련한 짓이란 걸 깨달았다. 그냥 배고프기 전에 먹으면 화가 안 난다 ㅋㅋ)
일행이 늦는다고 양해를 구하고, 주문을 해보자. 그런데 주방이 곧 마감시간이라고 한다. 큰일이다. 최대한 머리를 써본다. 행사를 하고 있기도 하고, 매일 운동을 하는데 사실 고기를 자주 못 먹어서 스테이크를 먹기로 한다.
원래 집에 가서 후딱 밥을 해먹을 예정이었기에 예상에 없던 외식이지만, 그냥 생각 없이 방문하지는 않는다. 전철로 이동하면서 이미 어떤 것을 시키고, 대략적인 예산이 얼마인지 계산해봤다. 이것은 돈을 최대의 효과를 누리며 가치 있게 쓰고 싶은 욕망이 가득한 족인(디퍼런스 핵심적 구성요소 중의 하나이다)의 성향이 강한 사람들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매드포갈릭은 행사를 자주 하기 때문에 초대권을 활용하면 좋다. (단 메인메뉴 2만원 이상을 주문을 해야 행사 품목이 적용이 된다! 어렵지 않다. 모든 것에는 공부가 필요한 법! 할인을 챙겨 받으려면 차근차근 따라 하기만 하면 된다^^)
기본적으로 초대권에 해당하는 품목을 주문하려면 최소 2만 원 이상의 메인 메뉴를 주문해야 하는데, 나는 3만 원 이상을 주문할 것이다. 왜일까? 또 하나의 혜택을 추가하기 위해서다. 왕십리 매드포갈릭 아래층에는 영풍문고가 있는데, 여기서 아무거나(단돈 500원짜리도 상관없음) 당일 영수증이 있으면 고르곤졸라 피자가 무료로 제공된다. 그러므로 기본 조건을 2만원이 아닌 3만원에 맞춰보는 걸로 한다.
일단 메인을 하나 시켜야 하는데 남편이 깜깜무소식이다. 스파게티는 도저히 불을 것 같고, 갈릭 시즐링 라이스로 정하되 맨 나중에 주문을 넣는다고 얘기한다(따뜻할 때 먹어야 하니)
1. 갈릭 시즐링 라이스 23,800원 -> 20% 할인쿠폰이 있어서 적용받아서 19,040원
2. 기본 2만 원 메인 메뉴를 주문했으니 초대권을 써야지 -> 에멘탈 갈릭 텐더로인 스테이크 39,800이지만 초대권 가격으로 적용되어서 15,500원
3. 총 3만 원 이상 주문이므로 영풍문고에서 자(1,000원) 구입한 영수증 보여주기 -> 고르곤졸라 피자 21,800원이지만 무료 제공
4. 미리 예약하면 아포가토 무료 제공인데 당일에는 예약이 안되기도 한다. 그럴 때는 센스를 발휘해서 내일 날짜로 예약하고 말을 예쁘게 잘하면 적용해주시기도 한다 (이건 화술에 따라 다를 수 있음 +.+ )
혼자서 꿋꿋하게 스테이크를 썰었다. 처음에만 혼밥이 이상하지 자꾸 하다 보면 아무렇지도 않다. 탄수화물이 아닌 단백질과 각장 구운 채소를 흡족하게 먹었다. 나 혼자 산다 멤버도 아닌데 혼자서도 잘 먹는다.
곧이어 피자가 나왔다. 고르곤졸라는 따뜻할 때 꿀에 딱 찍어먹어야 하는데 스테이크를 먹기 시작한 지 얼마 안돼서 나왔으므로 아직 손도 안 댔다.
스테이크를 다 먹어 갈 때쯤 다행히 남편이 도착했다. 이미 주방은 오더 마감이다. 스테이크는 이미 내가 먹어버렸고, 남편은 피자를 먹으면서 다음 메뉴를 기다린다. 곧이어 철판에 갈릭 시즐링 라이스가 나왔다. 철판이라서 아주 뜨겁게 먹을 수 있어서 좋다.
남편이 라이스를 먹는 동안에 화술로 부탁해서 제공받은 아포가토를 먹는다. 남편은 커피맛을 몰라서 아이스크림 위주로 먹는데, 오더 마감시간 때문에 지금 아니면 안 된다고 해서 할 수 없이 내가 먹었다. 남편은 밥을 먹어야 하므로.
갑작스럽게 방문한 매드포갈릭 34,540원에 스테이크, 피자, 라이스, 아포가토를 잘 먹고 귀가했다는 얘기를 이렇게 장황하게 했다ㅋㅋㅋ
오늘의 포인트
혼밥으로 스테이크도 문제없다. 하다보면 는다.
늦는다고 짜증내지 말고, 혼자 먼저 먹고 있으면 화가 안난다. 회사가 안보내주는거니.
할인받는것도 졸꾸하면 는다. 할인적용 연습을 생활화 하자.
사실 오늘 중간고사 성적이 맘에 안들게 나와서 약간 실망스러웠다. 별거 아니긴한데 그냥 스스로에게 격려차원에서 쏜 저녁이었다. 기말고사는 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