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그때를 잡아야 한다. 순간의 유혹으로 미루다 보면 더욱더 하기 싫어지기 마련이다. 일요일에는 헬스장의 샤워실이 운영을 안 한다. 어쩔 수 없이 집에 와서 샤워를 해야 하는데 처음에 러닝머신 뛸 때는 미친 듯이 땀이 샘솟지만 근력운동을 넘어 운동 막바지에 스트레칭을 할 때쯤이면 그 땀이 식어버린다. 몇 걸음 걷지 않아서 엘리베이터 한 번이면 20층까지 뿅 하고 올라오는데 오자마자 씻지 않으면 땀을 흘린 걸 잊기도 한다. 늘 데이터가 부족한 나는 집에 오자마자 와이파이에 접속을 하고 헬스장에서 자제했던 핸드폰을 하느냐고 바쁘다. 또 공복에 아침운동을 하다 보니 허기가 지긴 하다. 뭐라도 먼저 먹을까? 유튜브 하나만 볼까? 이런저런 유혹이 늘 있다.
그러나 그 유혹을 물리치고 후딱 씻어야 한다. 10분만을 외치다 보면 어느덧 땀이 완전히 없어져서 저녁에 씻을까? 하고 타협해버릴 수도 있다 (아 드러;;; ㅋ) 설거지도 마찬가지다. 먹자마자 해버리면 별거 아닌데, 귀차니즘에 미루다 보면 나중이 되면 더 하기 싫어지는 것 중의 하나가 설거지다. 요즘이야 날씨가 덥지 않아 괜찮지만 혹여라도 한여름에는 난리가 날 수도 있다.
여유시간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책을 읽을 것인가? 웹서핑 한번 할 것인가? 매번 하는 고민을 지겹지도 않은지 또 하고 있다. 이런 사소한 고민으로부터 선택을 빠르고 단호하게 하고, 실행함으로써 뭔가를 할 타이밍을 제대로 잡는 것이 나는 시간도 절약하고, 실행력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결정을 하면서 살아야 하지만, 반복적인 생활에는 사실 소모력을 낮추고 해야 하는 것들은 해야 하는 타이밍에 하는 게 인생의 지혜라고 할 수 있겠다.
분명히 머릿속으로는 '해야 하는데...' '할 것 있는데...'라고 하면서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 못하고, 이불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면 To do list를 작성해서 적어도 이것은 해낸다!!라는 것을 지키면 자아효능감도 높일수있다. 사소한 것 중 하나는 일어나자마자 이불을 개는 것이다. 헝클어진 이불은 이내 나를 이불속으로 끌어들인다. 그러나 정갈하게 이불을 개어놓으면 눕고 싶다가도 밤의 숙면을 위해서 다시 공부방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도와줄 것이다.
물론 쉴 때는 쉬어야 한다. 핵심은 해야 할 일을 그 타이밍에 하지 못하고 미루고 이내 또 머리를 쥐어뜯는 일은 멈추라는 것이다. 이것이 반복될수록 자신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스스로에게 '네가 그러면 그렇지' '게을러 빠져 가지고'등 해서는 안 되는 말들을 스스로가 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 자신뿐만 아니라, 그것의 영향은 함께 생활하는 가족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우리는 타이밍을 잘 캣취 해야 한다.
잠깐의 유혹을 뿌리치면 된다. 자꾸 연습하다 보면 고민할 것도 없이 눈뜨자마자 운동화를 들고 헬스장을 가고 있는 나를 발견할 것이고, 사놓기만 하고 읽지 않은 책이 가득한 책장이 아니라 어느덧 다 읽어서 재독을 하거나 새로운 책을 읽어야 하는 날이 올 것이다. 우리는 타이밍을 잘 관찰해야 한다.
이 글은 운동을 하고 와서 몸이 노곤 노곤한 나 스스로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지금 자면 또 밤늦게 잠이 들므로 수면리듬에도 좋지 않고, 여러모로 좋지 않으니 조금만 참던지 아예 밖으로 나가서 리프레쉬한 환경설정을 해야 한다. 남들과 함께 있는 공공장소에서 우리가 막 퍼져있지는 못할 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