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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뮨 Dec 02. 2019

항생제 너어~~~!!

친하게 지내고 싶지 않다ㅠ

갑자기 눈이 뻑뻑하고 뻐근하다. 느낌이 이상하다. 이제 고작 2과목의 시험이 끝났을 뿐이고 아직 4과목이 더 남아있는데 큰일이다. 다음 주 시험이 끝나자마자 나는 공항으로 달려가서 미뤄둔 여름휴가(휴가를 꼭 여름에만 즐기란 법은 없는데 왜 여름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이제 고정관념을 깨 보자!)를 떠날 계획이다. 고대하던 바닷속을 탐험하는 오랜만에 다이빙을 해야 하는데, 아프면 큰일이다. 밖에서는 아픈 게 별로 티가 안나도 바닷물에 오랫동안 수차례 들어가기 때문에 작은 상처도 예민해질 수 있다. 게다가 나는 햇빛 알레르기가 있어서 바닷속에서도 탄다. 태양의 힘이 대단함을 느꼈고, 좀 그러다 말겠지 했다가 큰 코 다친 이후로는 꽁꽁 다 싸매고 다닌다. 수포가 올라오고 진물이 나기 시작하면 잠도 못 자므로...



옛날에는 아파도 그냥 그냥 참았던 것 같다. 시골에 살아서 병원이 멀기고 했고, 가봤자 해주는 치료가 변변치 않아서였는지, 아니면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서였는지 온갖 민간요법을 많이 쓰기도 했고, 참을성도 많았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요즘은 찻길 하나만 건너면 온갖 종류의 병원들이 즐비하고, 바쁜 생활 탓에 항생제를 안 쓰고 싶어도 안쓸 수가 없다. 빨리 나아야 하고, 오래 아플 여유가 없으니 센 약을 먹고 빨리 완쾌해지고 싶은 마음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저번에 갔던 안과인데 초진인지 재진인지가 헷갈리다니 어이가 없다. 그런데 의사 선생님을 보니 기억이 났다. 왔던 곳이구나... 그때도 똑같은 증상이었지 아마도... 고작 눈 다래끼 가지고 웬 호들갑이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권투선수처럼 부은 눈으로 책을 보자니 집중이 안되고, 눈동자를 돌릴 때도 너무 불편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결국 선생님이 조금만 참으라고 하시면서 짰는데, 애기처럼 울뻔했다. 너무 아파서. 



아프지만 않아도 지출이 0인데 (요즘 시간이 없어서 마트도 못 갈 정도이다) 그까짓 다래끼 하나 치료하고, 약을 타는데 2만 원이 들었다. 2만 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아프지 않았다면 지출하지 않아도 될 돈이 나가니 속이 쓰리다. 그런데 이것도 보험이 적용돼서 그렇지 안 그랬으면 더 비쌌을 거라고 한다. 



절대 무리하지 말고, 스트레스받지 말고, 푹 쉬라는 선생님께 무리를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씀드렸더니 더 센 안약으로 처방해주셨다. 아침에도 피곤해서 일어나지 못하고 늦게까지 늦잠을 잤는데 몸이 힘들었나 보다. 갑상선 항진증이 있어서 피로를 잘 느끼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기초체력이 없어서 피곤을 쉽게 느끼는 것 같아 귀차니즘을 이겨내고 헬스장으로 향했다. 



공부할 시간도 부족한데 아프고, 운동을 하고, 오늘 하루가 다 갔지만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오늘 하루가 아니라 일주일이 통째로 날아갈 수도 있으므로 관리를 잘 하자. 다이빙을 하러 가서 아파서 다이빙 못하는 사람들이 젤 불쌍하다. 돈은 돈대로 날리고, 남들은 다 황홀한 물뽕을 맞고 오는데 방에서 우두커니... 그것은 정말 인간이 할 짓이 못된다. 그러므로 약 꼬박꼬박 잘 먹고 컨디션 조절 잘해서 권투선수의 눈이 정상으로 돌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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