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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뮨 Dec 06. 2019

똥멍청이...

아까워라ㅠㅠ

예전에는 전철역의 선택권이 없었는데 지금 사는 동네는 바로 앞에 전철역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버스로 1호선, 5호선, 7호선의 접근이 가능하다. 그래서 간혹 똑같은 길도 어떤 날은 A코스로 갔다가 어떤 날은 B코스로 갔다가 혼자 실험을 해보는 놀이를 한다.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오늘 버스-전철-버스의 루트로 집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단체 톡방이 여기저기서 동시다발적으로 활성화되면서 잠시 착각을 해서 버스 방향을 잘못 탔다ㅠㅠ 뭔가 느낌이 쎄~~ 하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이미 인지 했을 때는 집으로 오는 버스의 선택권이 내가 탄 그 버스밖에 없었다.


하는 수없이 길을 건넜고, 똑같은 번호를 다시 타서 간신히 기사님께 양해를 구하고 카드를 찍지 않고 탔는데, 기사님이 다음부터는 그냥 1 정거장만 다른 버스 탔다가 타면 되는데 왜 아쉬운 소리를 하느냐고 알려주셨다. 맞는 말씀이었다. 동일한 번호는 환승이 안되지만 딱 1 정거장만 다른 거 탔다가 타는 것은 환승이 허용되므로 그렇게 하는 게 나을뻔했다. 굳이 아쉬운 소리를 할 필요는 없었음을 절실히 깨달았다.


이내 자리에 앉아서 또 카톡을 열심히 했다. 단체 카톡이 한번 활성화되면 정신이 없다. 여러 사람이 다다다다 얘기하면 몇십 개의 대화가 금방 차니... 익숙한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곧 내려야 하는데 핸드폰 삼매경에 빠져있던 나는 아무 생각 없이 하차 태그를 했다. 1,200원을 내리는 순간 결제한 것이다.



아... 이런 똥멍청이....


기사님께 아쉬운 소리를 하고 탄 의미가 없어졌다. 이미 날아가버린 나의 1,200원이여...

길 눈이 어두운 것이 문제일까? 카톡에 정신 팔린 것이 문제일까?

청소년들에게만 핸드폰 중독이라고 말할 것도 못된다ㅠㅠ 나의 사용시간도 어마어마하고, 핸드폰을 하다가 태그 하지 말아야 할 타이밍에 태그를 해서 1,200원을 날렸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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