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과 화요일에는 아침 운동을 가지 못했고, 수요일에는 저녁 운동을 못 갔다. 꼭 1일 2 운동을 해야 하는 거냐고 묻는다면 (헬창까지는 아니지만) 2번을 가도 넉넉한 시간을 머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제 필라테스도 못 갔으니 오늘은 아침운동을 기필코 갔고, 5킬로만 걷고 여유 있게 출근할 것인가?(그래야 근무 전 글 쓸 시간 확보;;) 그냥 확 10킬로를 걸어버릴까?를 고민하며 러닝머신 위에서 신나게 걷고 있는데 갑자기 런닝머신이 멈췄다.다행히 중심을 잡아서 넘어지거나 다치지는 않았는데 러닝머신만 멈춘 게 아니라 음악도 꺼지고 전기도 다 나갔다.
헬스장엔 트레이너 선생님과 나 단둘만 있었는데 전기 딸릴 일도 없을 텐데 무슨 일이지??ㅠ두꺼비집을 올리면 금방 해결될 줄 알고 스트레칭하고 있는데 금방 복구가 되지 않았다. 완전히 어둡지 않으니 얼른 씻고 출근하라고 쌤이 권하셨다. 드라이기도 안되고 그냥 집에 가서 씻을까 고민하다가 땀이 난 채 옷을 갈아입는 게 싫어서 어두운 샤워실에서 초고속으로 씻었다. 깜깜한데서 샤워를 할줄이야....
엘리베이터도 안되니 계단으로 내려오면서 '오늘 영업 어찌 하시나?'를 걱정했는데... 이게 머선129!!!! 우리 건물도 난리가 나 있었다. 200미터는 떨어져 있는 거리에 완전 다른 건물이라 전혀 예상치 못했는데 이미 아수라장이었다. 30층까지 있는데 엘리베이터는 안되지, 비상등만 보이고 암흑이었다. 운동하는 기분으로 15층까지 걸어 올라오는 건 별 상관이 없는데 전기뿐만 아니라 물까지 안 나오는 상황이었다.
집에서 씻겠다고 그냥 나왔으면 난 어떻게 되었을까? 출근을 안 할 수도 없고, 땀이 났는데 안 씻을 수도 없고 정말 막막했을 것 같다. 드라이도 못하고 나왔지만 드라이가 문제가 아니다. 아직 출근 시간이 아닌 사람들은 화장실 물도 안 내려가니 난리일 것이다. 한전에서 언제 해결을 해줄런지.. 냉장고 속 음식들은 무사할지... 몇천 세대가 전체적으로 멘붕에 빠진 날이다.
만약 전쟁이 나면 이것보다 더 하겠지만 전기가 없으면 핸드폰 충전도 못하고, 와이파이도 안되고, 물이 안 나와서 불편한 건 말할 것도 없고 정말이지 평범한 일상이 진짜 감사한 일임을 또 한 번 깨달았다. 부디 빨리 복구되어서 냉장고 속 음식들이 멀쩡하기를.. 몇천 세대의 냉장고 속 음식물들이 음쓰로 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