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난 집에 있는 책들을 닥치는 대로 재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그때는 알지 못했던 것을 지금은 깨닫게 되는 게 너무 많다. 별로 의식하지 못하고 읽어갔던 그때도 좋았지만 뭔가 요즘 재독을 하면서 더욱더 고개가 끄덕여지고, 작가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진짜 알아듣겠는 느낌이랄까 뭐 그렇다.
2019년 8월부터 운동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혼자서도 잘 유지하고 있다. 가끔 필라테스 수업, 플라잉 요가 수업을 듣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혼자 조용히 운동하는 편이다. 회사에서도 투잡에서도 나는 말을 많이 해야 하고, 성향상 말도 많다. 카톡은 말할 것도 없고 늘 사람들을 독려하고, 그들의 마음을 읽어줘야 하는 위치에 있기에 에너지를 많이 쓰는 편이다.
조용히 아무 말 없이 걷는 시간은 충전의 시간이다. 생각도 충전되고, 마음도 충전된다. 코로나 이전에 운동을 시작한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자칫 우울해하거나 집콕을 계속하면서 징징거렸을 수도 있었을 텐데 나는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을 때마다 운동으로 풀기 시작했다.
달리는 동안에는 별로 슬프지 않았다
달리는 동안에는 별로 불안하지 않았다
정말 그랬다. 처음에는 힘들어서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었고, 점점 뛰거나 걷는 것에 익숙해진 다음에는 우울한 생각이나 부정적인 생각보다 긍정적인 생각 하기가 바빴다. 생각과 관점이 바뀌면서 쓸데없는 것에 신경 쓰기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을 하고, 내가 효율성을 높이는 것에 에너지를 쏟는 것이 맞다고 판단되었다. 또 눈앞에 꼭 해야 하는 일들이 쌓이면서 그 걱정을 할 시간이 없기도 했다. 내가 일에 몰입하는 이유 중하나이기도 하다.
요즘 학교도 가지 않고, 비대면으로 수업을 계속하니 아이들은 더더욱 활동성이 부족할 것이다. 날씨가 좋은 봄이지만 어디 가지도 못하고, 아파트에서는 뛰지도 못하니 계속해서 게임으로만 쏠릴 수밖에 없다. 코로나 때문에 애매하긴 하지만 완전무장을 하고 손 소독을 철저히 하고서라도 클라이밍이나 실내 체육, 혹은 사람이 없는 곳에서 운동을 함으로써 아이들의 스트레스도 발산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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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쓰면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건강해진다
평생을 운동을 안 하다가 우연히 2019년 8월부터 운동을 하게 된 케이스인데 정말 신의 한 수가 아닐 수 없다. 운동이 아니었다면 여러 가지로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고, 다른 것에 의존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운동을 함으로써 놀랄 만큼 치유효과가 있고, 생전 관심이 없었던 SSG로 이적한 추신수, 배구여신 김연경, 운동 뚱에서 매번 놀라는 김민경, 운동 출신 선수들이 모여서 시트콤을 찍는 것 같기도 하고 도전을 하는 모습이 멋져 보이기도 한 뭉쳐야 쏜다 등에 관심이 생긴 것도 너무 신기하다.
Work and Life Balance도 중요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워라밸은 Walking and Life Balance라고 할 수 있다. 분명히 하루 종일 모든 에너지를 쏟은 듯 퇴근 후 파김치가 되었지만 나는 헬스와 필라테스를 2시간에 걸쳐했고, 이 밤에 글을 쓰고 있는데도 지친다기보다는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이렇게 운동할 수 있다는 것, 자유하게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것,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일을 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게 축복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살리는 운동을 우리가 해야 하는 이유는 무궁무진한데, 아직도 시도하지 않고 있다면 햇살 좋은 낮에 잠시라도 꼭 걸어보시기를. 혹은 아침이나 저녁 언제든 좋으니 본인에게 맞는 시간에 조용히 걸으면서 몸과 마음이 모두 충전되시기를 살포시 추천드린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고,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채워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