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선택은
Q.30일 글쓰기 오늘의 주제_힘들 때 도망치는 건 도움이 될까?
힘든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탈출, 방관, 인내, 표출이라고 볼 수 있다. 아무 생각 없이 대답을 했다면 탈출이나 방관을 폄하했을 것이다. 그러나 씽큐베이션 마지막 도서인 오리지널스를 읽고 나서는 그렇게 대답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힘들 때 도망치는것은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것일까?
오늘은 다혈질, 담즙질, 점액질, 우울질로 구분해서 한번 생각해보고자 한다.
(참고로 한가지 성향분석으로 전부를 판단하지 않는다. 필자는 여러 가지 검사를 종합적으로 보면서 역동이 무엇인지를 중점적으로 본다는 것을 참고해주시기 바란다_담즙질이라도 뒤에 뭐가 붙는지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아래의 예는 대표적인 성향의 특성을 기반으로 들은것이고, 파란색을 한가지가 아닌 몇 수십가지로 나눌 수 있듯이 다른 특성을 나타낸다는것을 참고해주시길 바란다)
평화주의자인 "점액질"은 역경이 찾아왔을 때 상당히 괴로워할 것이다.
워낙 관계에서 문제를 일으키기 싫어하고, 누구하고나 잘 지내기를 원하는 점액질은 힘든 일을 겪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고, 자신도 모르게 문제로부터 도피하고 싶은 마음이 솟구칠 것이다. 늘 선택의 기로에 서면 중간이나, 아무거나를 선택하는 결정 장애인 점액질에게 어떤 한쪽의 편을 들라고 하는 것은 어마어마한 고문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점액질은 아마도 방관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어차피 내가 나서지 않아도 누군가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다음은 "다혈질"을 살펴보자.
성격이 급하고 충동적인 다혈질은 부르르 잘 떠는 유형이다. 힘든 일을 겪게 되면 누구에게라도 토로하기 바쁠 것이고,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며 여기저기 물을지도 모른다. 자기는 참지 않을 거라면서 성급하게 덤볐다가 금방 포기할 수도 있고, 혹은 머리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아예 안될 것 같으면 "그냥 내가 포기해준다!"라는 심정으로(여우와 신포도처럼) 빠르게 포기하면서 합리화를 시키며 탈출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탈출을 한 후에는 금방 잊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거나 다르게 기억하는 등 마음에 많이 담아두지 않을 수도 있다.
"우울질"은 어떨까? (여기서 말하는 우울질은 우울증과는 다른 의미로써, 내향적이면서 매우 분석적이고, 준비성이 매우 철저한 성향을 말한다) 아주 가까운 사람에게만 속마음을 표현하는 우울질이 힘든 일을 겪게 된다면 아주 친한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지간히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속마음을 다 오픈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일단 고뇌에 빠질 것이고, 아주 많이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상황까지 다 계산을 한다던지, 일반적인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치밀하게 생각해보고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다 계산을 할 것이다. 그러다 결국은 인내를 선택하면서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도록 속앓이를 할 유형으로 보인다. 직접적으로 다 표현을 하지는 않지만, 마음에 들지 않고 힘든 상황이지만 꾸역꾸역 참고 버티다... 언젠가는 크게 폭발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남은 "담즙질"은 어떨까? 미래지향적이고, 밀어붙이는 힘도 대단하고 마음먹은 것은 하고야 마는 담즙질은 표출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라던지, 불합리한 상황일 때 그냥 눈감고 넘어가지 못하고, 끙끙거리며 참지도 못한다. 다혈질처럼 탈출을 시도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조직을 위해서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표출을 함으로써 개혁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어디서나 나서는 담즙질에게는 적이 늘 많고, 욕먹는 담당이지만 담즙질이 있음으로써 더부룩한 속이 소화제로 싹 내려가듯이 속이 시원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나댄다고 뭐라고 하지 말고, 용기 있게 나서는 담즙질의 이면에 있는 고독함도 때로는 생각해봐야 한다.
힘들 때 도망치는 게 누구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고, 도망쳐봤자 억울해서 잠도 못 자고 계속해서 생각하는 유형이라면 그냥 돌파하는 게 맞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맥락적인 사고와 통합적 사고, 성장형 사고방식이라는 것은 당연한 얘기다. 유형별로 나눠봤지만 그 유형이라고 해서 다 천편일률적으로 같은 선택은 하지 않는다. 이것 외에 다른 것은 다 다르니 똑같은 선택을 한다는 가정은 전혀 맞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맥락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무조건 도망쳤다고 해서 비겁하다고 말해서도 안되고, 무모하게 덤볐다고 해서 용감하다고 할 일도 아니다. 자신의 성향과 자신의 역량에 따라 감당할 수 있으면 부딪혀보는 것이고, 부딪혀봤자 피투성이가 되고 상처 받는 것은 내쪽이라는 게 확연하다면 때로는 센스 있게 피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회사일, 사람과의 관계, 가족과의 일등 어떤 분야의 일이냐에 따라 우리의 선택은 또 달라질 것이다. 최악의 선택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최고의 선택은 아니더라도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우리는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 내가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수위라면 가끔은 용기를 내는 것도 좋고 (나이를 들어서 겪어보는 것보다는 젊어서 회복탄력성이 좋을 때 시도해보는 게 좋은 것 같다) 도망치고도 뒤돌아보지 않고,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힘들 때는 적당한 도망도 필요하다고 본다. 어차피 기회는 또 오니까 말이다.
결론은 천편일률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나의 성향과 나의 역량과 나의 상황에 따라 맥락적으로 생각하자는 것이다. 남의 얘기에 좌지우지되지 말고, 내 인생이니 내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우리는 더욱 더 많은 책을 읽음으로써 간접경험을 늘려가고, 많은 사람과 연결됨으로써 또 배워가고, 용기 있게 직접 시도해보면서 몸으로 체득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파도를 타야할 타이밍인지, 그냥 보내야하는 타이밍인지도 봐야하고, 내가 즐길 수 있는 파도인지 여부도 판단해서 현명한 선택을 하는 우리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