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외국계 회사의 한국지사 총괄인사팀 매니저와 인터뷰를 했다. 링크드인의 프로필 확인 결과 이 사람은 인사팀 경력이 전무, 한국 비즈니스에 대한 경험도 없이 그 나라 출신이라는 최대 강점이 있는 듯했다. 나의 미래목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이 매니저가 피식 웃으면서 그건 그냥 하나의 이벤트에 불과한 꿈이잖아, 그것 말고는 목표가 없어?라고 되물었다. 난 두 가지 사실에 충격을 받았는데 인사팀 총괄인 사람의 인터뷰 스킬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과 면접 때 가스 라이팅(속칭:후려치기)을 당하다니, 날 뭘로 보나 싶었던 것이다.
가스라이팅은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그걸 믿게 만들어서 결국 내가 조종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보통 남녀관계에서 가스라이팅을 통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우위에 있도록 만드는 행위에서 많이 사용되는데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건 정말 잘못된 행동이고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기에 혹시 지원자들이 이런 상황을 겪는다면 절대로 말려들어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가 예시를 들 다른 회사는 고졸/대졸/경력 상관없이 최저임금으로 매장 직원을 채용했다. 경력직이나 똑똑한 직원들은 입사 이후에 빠르게 승진했지만 아무런 보장이 없는 상태에서 최저임금 제안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면접 때 그 사람이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을 속사포처럼 쏟아내며 이런 것도 모르고 어떻게 일을 할 수 있겠냐는 리액션을 하게 되면 상대방은 아, 정말 내가 부족한 후보자구나라고 본인을 인식하게 된다. 그럴 때 최저임금을 제안하면 보통은 받아들인다.
면접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이 회사가 '갑'이 되는 상황인데 거기다가 내가 너무나 부족한 사람이라는 착각을 하게 되면 적은 금액의 제안도 감사히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요즘은 할 말 다 하는 지원자들도 많아서 면접 때 채용담당자의 태도에 대해 피드백을 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나의 업무능력이 성장한 것은 회사 동료들의 도움도 컸지만 지원자들의 피드백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면접관님이 이러이러해서 참 좋았어요, 라는 피드백을 받으면 더 친절하게 면접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아무리 가고 싶은 회사라도 채용담당자의 태도가 좋지 않다면 그 회사에 입사하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고 하고 싶다. 앞서 다른 글에도 썼다시피 채용담당자의 태도나 이미지가 그 회사를 대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그리고 아마추어 같은 채용담당자에게 후려치기에 당하지 않길 바란다, 우리 모두 존경받아야 하는 사람이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