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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바 Aug 22. 2019

우리 아들 채용 좀 부탁드립니다

채용 청탁은 하지도 말고 받지도 말아요

엄마 친구 아들이 졸업하고 일자리는 찾고 있는데, 혹시 너네 회사에….”
 
나처럼 힘없는 인사담당자에게도 가끔 채용 청탁이 들어온다. 구직자들이 얼마나 절박하게 일자리를 원하는지도 알고 있고 그것을 바라보는 주변인들이 , 누구 딸이 인사팀이라고 하지 않았나?라는 희망이 생겨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부탁을  보는 것이다.


다행히 우리 엄마는 고집도 세고 한 입으로 두말 안 하는 막내딸의 성격을  알기에 ‘엄마 딸도 겨우 자리 붙잡고 있어, 회사 잘리는 거 보고 싶어?’ 라며 눈을 흘기면 더 이상 부탁은 안 하신다. 사실 주변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면 오히려  문제가 없다. 그들도 안 되는 것을 잘 알면서도 부탁을 하는 것이기에. 하지만 흔히 말해 사회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 청탁 하면 이야기가 커진다.



국내  대기업에 고위공무원의 아들, 딸이 특혜 채용이 되는 기사들을 종종 본다. 예전에 신규 브랜드를 한국에  론칭을 하면서 사람을 채용하는 일을 했는데 이런 경우는 / 공무원들을 만나는 일이 많고  자연스럽게 이력서를 건네받는 일이 종종 있다. 내가 처음 이런 일을 겪었을 때 당시 매니저에게 리포트를 하는 것조차 부끄러웠는데 매니저들이 한국인들이 아니었기에 같은 한국인으로서 이런 ‘관례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사실이 싫었기 때문이다. 매니저는 나에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고 나는 채용하면 안 될 것 같다고 대답했다.



채용을 거절하게 되면 불이익을 받게  것이 뻔했다. 사업승인이 늦어질 것이고 기타 불시점검 등으로 벌금을 내는 상황도  것이고, 여러 협력관계에서 인사팀뿐 아니라 피해를 보는 사업부서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올바른 선택을 했다고 생각했고 다행히(?)문제없이 비즈니스를   있었다. 나는 우리가 신념을 지켰다고 생각했고 자랑스러웠다.



다른 회사 인사팀에서 일하는 동기를 만나서 물어본   있었다. 너네 회사는 청탁 안 들어오니? 돌아오는 답변은 너무 당당했다. 우리는 그냥 채용해. 수백 명 일하는 회사에 , 두 자리 주는 거 어려운 일도 아니고 만약 시에서 무슨 검사 한다고 공문 내려오면  직원한테 직접 가서 말해, 김대리, 아버지께 이번에 잘 좀 부탁드린다고 전해줘요 라고. 
 
물론 모든 기업에서 위처럼 하고 있다고 믿고 싶지는 않다. 나는 사람들은 어떤 일이 옳고 그른지 상식적으로 인지하고 선을 행하려 애쓴다고 믿는다. 하지만 내가 믿고 있는 “신념 항상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만약 나의 신념이 회사가 바라는 행동과 다르다면 회사를 다니는 것이  이상 즐겁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윤리적인 측면뿐 아니라 비즈니스를 하는 방식이나 대표이사(임원) 비전도 포함한다.
 


어떤 회사나 다 똑같아, 회사는 거기서 거기야..


라는 말을 나는 개인적으로 싫어한다. 우리가 앞으로 일할 날이 얼마나 많은데 나와 맞는 회사를 찾는 것을 빨리 포기시키고 그냥 아무 회사나 골라서 일이나 하라는 소리로 들리기 때문이다. (마치 아무 남자나 골라서 빨리 시집가란 소리처럼)


 
 

회사는 작은 사회지만 결국 철저하게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일을 하는 곳이기에 불합리하고 부도덕한 신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결국 사회를 구성하기에 청렴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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