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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바 Aug 01. 2019

저는 월요병이 없어요

리테일 회사에서 일한다는 것 (1편)

 
내가 월요병이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일요일에 출근을 하기 때문이다.
 
매번 그렇지는 않지만 달력을 보니 7 한 달간 토, 일요일 8 중에 4회를 출근했다. 8월의 경우도 광복절 포함  10회의 공휴일  6회를 출근일로 체크해 두었으니 주말/주중 상관없이 근무를 하는 것이다. 모든 리테일의 인사팀이 그렇지는 않지만 적어도 우리 회사는 지원부서의 경우도 주말 출근을 한다. 물론 대체 휴일을 사용하기 때문에 남들이 일할 때 쉬는데 난 월요일이나 금요일 휴무보다 수요일, 목요일 휴무를 선호 한다. 그리고 징검다리로 하루 쉬고 나오고 다음엔 3일을 연이어 쉬는 스케줄도 만든다. 나 같은 싱글의 경우 놀러 가거나 호캉스를 갈 때 훨씬 저렴하고 안락한 (사람들이 많이 없으니) 상태로 휴식을 취할  있다. 간혹  휴일을 모아두었다가 연차와 붙여서 사용을 하기도 하니 일 년에 3주 정도 되는  휴가를 두 번 이상  수도 있는 것이다.
 
지원부서가  주말에 나오냐고 물어본다면 직원들이 주말에 출근하기 때문이라는 간단한 대답을  주고 싶다.  주말만 출근하는 직원들도 있고 주말에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나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가정이 있고 아이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조건은 아니다. 가족여행을 가려면 모두  같은 날짜에 쉬어야 하는데 그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주말 출근 외에도 오후 출근 (15 – 23) 있는 날도 있는데 이건 인사부 업무 때문은 아니고 매니저들이 당번을 정해가면서 매장 책임자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수영을 배우고 싶어서 오전 수업을 듣고 오후 출근을 많이 한 적도 있었다. 퇴근 후에는 어디든 직장인들이 많고 새벽에도 은근 사람들이 많아 오전에 한가롭게 강습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런 스케줄로 근무를 하기에 친구들과의 약속은 적어도 두 달 전에 만들어야 한다.  스케줄은 내가 결정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바꿀 수도 있지만 그래도 두 달  스케줄을 미리 만들어 놓으면 운동 약속이나 중국어 수업도 계획적으로   있어서 나는  교대근무가 익숙하다. 덕분에 운동을 꾸준히 하고 중국어도 2년동안 배우는 중이라 교대근무를 하지만 워라발을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지원자들 중에는 이러한 리테일의 교대근무와 주말, 공휴일의 근무를 버거워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아니, 지원부서도 주말에 나옵니까? 하고 되묻는 사람들도 많은데 사실 모든 리테일 회사의 지원부서 주말출근을 하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 다녔던 회사 인사팀은 주말에 쉬었는데 주말이 되면 매장에서 개인 핸드폰으로 연락이 많이 와서 쉬는 게 쉬는 것도 아니긴 했다. 매장 입장에서는 주말에 근무를 하다 보니 우리가 필요할 수밖에.
 
사실 우리 부서는 대부분 기혼자라 주말과 공휴일에는 내가 자진해서 당번을 나온 적이 많다. 하지만 예전에 같이 일했던 기혼 여자 직원이 추석과  휴무에  자신이 출근하겠다고 하는 웃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이유를 굳이 적지는 않겠지만 적절히 공휴일 근무를 활용한 좋은 예시이다) 어쨌든 평범 회사생활은 아니기에 혹시 리테일에서 근무를 희망하는 지원자들이 있다면 나의 개인적인 삶과 이러한 스케줄이  맞는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남들 놀 때 일하고 남들 일할 때 노는 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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