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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바 Jul 13. 2019

회사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을 때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일 할 이유가 없다

나는  많은 회사를 옮겼는데  회사는 이미 폐업이 되었고, 다른  회사는 점점 사업이 축소되어 직원수를 줄이고 구조조정을 하고 사옥을 옮겼으며 마지막으로 옮겼던 회사 역시 내가 퇴사한  매장 수를 줄였다. 내가 퇴사를 해서 비즈니스가 어려워진 것은 당연히 아닌데 개인적으로 망하는 회사의 기류를 읽는데 센스가 있다고 생각한다. (농담이다…..)



20대 후반에 퇴사를 결심했던 직장에서는 나의 상사가 1주일에 거쳐 나의 마음을 돌리려고 애썼다. 몸이 아프다고 하니 한 달이나 쉴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일이 너무 많아서 라고 하니 그동안 과다하게 업무를 주었던 것에 대해 사과했으며 다시 꼭 돌아오라고 했다. 나는 퇴사 사유를 만들어 내는 데에 지쳐서 그냥 솔직하게 말하기로 결심했다.


 “팀장님, 이 회사를 다니는데 제가 행복하지가 않아요..”


내가 이 말을 하자마자 대략 5초간의 정적이 흘렀고 1주일간 나를 괴롭혔던 상사는 비로소 나를 놓아주기로 결정했다. 그래, 꾸바씨가 행복하지 않다는데…..



의외로 단순한 대답이었지만 사실 나의 대답은 진심이었으며 내가 보통 퇴사를 결심하는 이유이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당연히 좋은 일 나쁜 일을 겪고  완벽한 동료나 상사가 있다고 기대하지 않는다. 울컥  속의 이직 세포가 올라올 때 지금 내가 행복한가를 자문하고 그래도  삶이 행복하다고 생각되면 퇴사의 마음을 접는다.


나는 회사를 지원자들에게 판매하는 채용담당자로서 회사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면 우리 회사에 꼭 오시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내가 제품에 하자가 있는 걸 알면서도 거짓으로 포장해서 팔아야만 한다면 행복한 삶이 아니다


나는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지만 나의 행복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다. 직장생활을 통해 내가 얻는 것은 생활비, 업무경력, 그리고 나랑 마음 맞는 사람들 정도인데  세 가지는 결국 나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이지 나는 나의 회사나 상사의 행복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는 신념이 있다. 그러다 보니 업무에 어려움이 있는 직원들이 나를 찾아와 퇴사의 고민에 대해 이야기할 때 오히려 퇴사를 막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상사와의 갈등이나 업무의 부적합성으로 일해 며칠을 고민한 직원들은 이미 행복지수가 바닥이고 어떻게든 에너지를 끌어올리려고 고군분투 하지만 애정을 잃어버린 회사에서 다시 동기를 찾기는 어렵다.
내가 인사팀으로서   있는 일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사하고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지만 이러한 것들이 한순간 바뀌기는 어렵고 심지어 바뀌지 않는 경우도 있기에 퇴사를 결심한 직원에게 아무런 약속을    없다.



입사는  기대감과 희망으로 신나지만 퇴사는  어렵고 많은 고민을 하게 한다. 아우 씨, 더러워서 못해먹겠네 라고 퇴사하더라도 미련은 있다. 퇴사 후에  직장의 악담을 하고 다니는 사람도 미련이라는 감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회사 안에서 많은 시간을 행복을 찾기 위해 소비했고 얻지 못했을 때 허탈한 마음이 분노로 표출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행복할  어떤 사람이었는지 다시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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