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로 서서-이재무
겨울나무로 서서
겨울을 견디기 위해
잎들을 떨군다
여름날 생의 자랑이었던
가지의 꽃들아 잎들아
잠시 안녕
더 크고 무성한 훗날의
축복을 위해
지금은 헤어져야 할 때
살다보면 삶이란
값진 하나를 위해 열을 바쳐야 할 때가 온다
분분한 낙엽
철을 앞세워 오는 서리 앞에서
뼈 울고 살은 떨려오지만
겨울을 겨울답게 껴안기 위해
잎들아, 사랑의 이름으로
지난 안일과 나태의 너를 떨군다
―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fSQ84ou3jBE&t=7472s(02:04:24~02:05:05)
침묵을 익히는 시간
붙들던 온기를 내려놓고
가지 끝으로 하늘을 맞는다
떨어짐이 곧 채움임을
나무가 먼저 알려주었으니
몸을 비워
가장 무거운 침묵을 익히고
뿌리 깊이 심지를 다지며
내면 깊숙이 고요를 심는 시간
나 또한 겨울나무로 서리
나를 단단히 묶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