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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람 Jan 10. 2016

미스 사이공Miss Saigon의 영원한 보석

레아 살롱가 Lea Salonga

1989년 영국 웨스트엔드West End에서 초연된 뮤지컬 미스 사이공Miss Saigon은 전 세계에 걸쳐 지금까지 20년 넘게 공연되고 있는 명작 뮤지컬이다. 


웨스트 엔드에서는 1989년부터 1999년까지, 브로드웨이에서는 1991년부터 2001년까지 공연했다. 이 작품은 브로드웨이 공연 가운데 13번째 장기 공연 작품이다. 


영국과 미국 전 지역을 순회하는 투어 공연 역시 대 성공을 거두었고, 세계 25개국 246개 도시에서 공연되었다.


25주년이 되는 2014년, 웨스트엔드에서 리바이벌 공연이 시작되었고, 2017년엔 브로드웨이에서 역시 리바이벌 공연을 오픈한다. 2009년부터 영화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뮤지컬 미스 사이공푸치니Puccini의 오페라 나비부인Madam Butterfly을 기초로 만들었는데, 드라마와 인물 그리고 무엇보다 아놀드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의 손자이자 레미제라블의 작곡가인 클로드 미셸 숀버그Claude-Michel Schönberg의 눈물 나게 아름다운 음악이 성공의 핵심요소다. 

하지만 만약 레아 살롱가Lea Salonga라는 소녀가 없었다면 이 뮤지컬은 아마도 지금과 같은 명성을 얻기는 어렵지 않았을까?


1985년,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의 세계적인 성공을 기록한 캐머런 매킨토시Cameron Mackintosh와 미셸 숀버그 등의 제작진은 미스 사이공의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만들었고, 그 주인공 을 찾는 글로벌 오디션을 진행한다. 


뉴욕과 LA, 그리고 하와이까지, 킴을 연기할 동양 여인을 찾던 제작진은 어느 날 필리핀 영화에 출연한 한 소녀를 보고 마닐라에서 오디션을 보기로 결정한다. 

한 명의 배우를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닐 만큼 무한한 열정도 대단하지만, 필리핀에서 만난 앳된 소녀 레아 살롱가의 노랫소리는 그들 모두를 무릎 꿇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 제작 과정을 담은 다큐 '더 히트 이즈 온The Heat is On'을 보면, 미셸 숀버그의 반주에 맞춰 레아 살롱가가 'Sun and Moon'을 부르는 장면에서, 피아노 뒤에 서 있는 캐머런 매킨토시와 연출가 등의 스태프들이 마치 꿈에 그리던 소녀를 만난 소년들처럼 넋을 잃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Sun and Moon', 'Movie in my mind' / The Heat is On

도무지 비교할 대상이 없는 이 소녀는, 1971년 필리핀에서 태어났고 오디션 당시 17세였다. 


투자자들도 관객들도 모두 그녀의 매력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고, 공연이 크게 성공하며 레아 살롱가는 뮤지컬의 새로운 아이콘이 되었다. 


그녀는 이 작품 하나로 올리비에, 토니, 드라마데스크, 외부비평가상을 받는다. 단일 배역으로는 최초의 일이다.

미스 사이공 공연 장면

그 후로도 레아는 많은 뮤지컬에 출연했고, 92년에 애니메이션 알라딘에서 쟈스민 공주로, 98년엔 뮬란으로 그 목소리를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들려준다.

알라딘 'A Whole New World' 녹음 장면

지금까지 많은 배우들이 미스 사이공의 킴을 연기했지만, 여전히 레아를 뛰어넘는 배우는 없다.


제작진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찾아낸 보석을 능가한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오리지널 캐스팅의 힘은 어느 작품에서나 비슷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 


처음으로 작품을 만드는 데 들이는 열정이 창조적인 에너지를 고조시키고 거기서 만들어진 인물은, 뒤를 이어 재연해 내는 다른 배우들이 감히 쫓아갈 수 없는 영역인 것 같다.

레미제라블 1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는 에포닌으로, 25주년 콘서트에서는 코제트의 엄마 팡틴으로 출연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녀는 2004년 결혼식에서 남편만을 위해 만든 노래를 불러 또 한 번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Two Words' / 레아 살롱가의 결혼식

뮤지컬 팬이라면 누구나 잊지 못할 이름 레아 살롱가.

이미 40대 중반에 들어섰지만, 팬들은 여전히 그녀를 17세의 빛나는 보석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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