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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람 Jul 09. 2018

현실적인 감각을 자극하는 영화 음악

존 윌리엄스

영화음악을 기억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음악을 특별히 전문적인 관점에서 듣지 않는다면, 영화음악은 청각적인 주체로서의 기억보다는 시각적인 기억의 보조적인 장치로 기억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억에 남아 있는 영화 음악을 무대 연주로 다시 들을 때, CD 같은 음원으로 들을 경우도 마찬가지로, 생소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특히 영화 음악이 오케스트라로 연주된 경우에는 그 차이가 더 많이 나는 법이다. 

영화를 본 지 한참이 지난 후 우연히 그 음악을 다시 듣게 되면 아주 깜짝 놀랄 만큼 그 생소함이 커진다. 더구나 그 음악이 영화 <죠스Jaws, 1975>의 테마처럼 거의 누구나 들어 보았을 만큼 유명하다면 아마 그 놀라움은 생소함이 아니라 경이로움으로 바뀔지도 모른다. 


그래서 영화 음악은, 특히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영화음악은 청각적 주체로 다시 들어봐야 한다. 물론 그때 따라오는 시각적 기억은 어쩔 수 없지만.

존 윌리엄스 지휘, Boston Pops Orchestra가 연주하는 죠스(Jaws) 테마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는 1932년에 미국에서 태어나고 줄리어드에서 공부한, 순수 미국 음악가다. 그의 세대에는 보기 드문 미국 토종 음악가인 셈이다. 그래서 그럴까? 그의 음악은 미국적이다. 스타워즈Star Wars, 1977나  슈퍼맨Superman, 1978의 음악은 미국적인 우주 속을 날아다니는 느낌이 든다. 그의 우주는 홀스트Gustav Holst의 행성에서 느껴지는 유럽스러운 우주와는 분명히 다른, 그러나 유럽에 뿌리를 둔 그 동질성은 느껴지는, 형제라기보다는 사촌 정도의 우주다. 그런 점이 묘하게 현대적이다. 아니, 그보다는 매우 현실적인 느낌이다. 지금 바로 이 시대, 이 공간에 어울리는 음악이다. 그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게 당연해 보인다. 

Boston Pops Orchestra의 1993년 일본 공연 실황. 존 윌리엄스가 지휘하는 Star Wars Main Title from Star Wars Episode IV

4개의 올림픽 테마곡 작곡,

아카데미 영화음악상 후보작 51편,

아카데미상 5회, 골든글로브상 4회, 그래미상 21회 수상

그의 화려하기 그지없는 경력이 다시 한번 대중성을 증명한다.

존 윌리엄스가 직접 지휘하는 스타워즈 테마곡들(Orlando Philharmonic 2017). 스타워즈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볼 수 있는 영상, 관객이 직접 찍은 영상이다.

내 영화는 사람들의 눈에 눈물을 고이게 하지만, 그것을 흘러내리게 하는 것은 윌리엄스의 음악이다.

ㅡ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조스>부터 <스타워즈> <ET> <인디아나 존스> 등의 오락적인 영화와 <라이언 일병 구하기> <쉰들러 리스트> <터미널> <링컨> 같은 깊은 울림을 갖는 영화까지, 그의 음악은 조지 루카스, 스티븐 스필버그 같은 위대한 감독들의 영화와 함께했다.

현실적인 감각을 자극하는 그의 비현실적인 소재의 음악을 들으면, 내 의식이 조금 조정되는 느낌이 든다. 현실에 휩쓸려 다닐 때는 상상력을 건드리고, 안정감을 잃고 몽롱해질 때는 다시 현실로 돌아올 수 있는 에너지를 제공해준다.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하는 LA Philharmonic의 스타워즈. 연주전에 객석에 앉아 있는 존 윌리엄스에 대한  경의와 찬사를 보내는 두다멜의 이야기에서도 감동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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