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a Diva, Norma / Vincenzo Bellini
7분짜리 이 영상을 보는 동안 마리아 칼라스Maria Callas의 생애가 필름처럼 지나간다.
1분이 조금 넘는 전주, 조용히 그 음악을 기다리는 마리아 칼라스는 무척이나 마른 몸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리스에서 보낸 청소년기에 폭식증에 걸려 날마다 음식을 여기저기 숨겨놓고 먹었다고 한다.
당연히 체중이 말도 못하게 불어났고, 그런 그녀의 외모에서 디바의 풍모를 발견하는 건 불가능했다. 하지만 그녀가 입을 여는 순간, 뚱뚱하고 볼품없던 시골 계집아이는 여신으로 변한다.
미국에서 그리스로, 부모의 별거에 희생양이 된 마리아는 그리스에서 음악학교에 입학하고 언니의 정부情夫가 주는 돈으로 생활을 하며 성공에 대해 이를 악문다.
사랑했지만 사실은 자녀를 학대한 것에 지나지 않았던 마리아의 엄마. 그녀의 정신적인 학대로부터 탈출한 마리아는 미국에서 아버지와 함께 살며 성공을 위한 발걸음을 떼지만, 성공은 마리아 칼라스에게조차 쉽지 않았다. 그녀는 이탈리아로 가서 작은 배역으로 시작해야 했다.
그녀의 생애를 다룬 책 '마리아 칼라스 : 내밀한 열정의 고백Maria Callas : An Intimate Biography'을 보면, 마리아 칼라스라는 신처럼 숭배받는 여인이 정신적인 병에 시달리는 비정상적인 환자로 보인다. 그리고 그녀의 인생, 그녀의 어머니와 아버지와 언니까지, 그리고 그녀의 첫 남자부터 마지막 남자까지 모두의 인생을 평가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어느새 신의 자리에서 끌려 내려져 내 발아래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진 그녀를 보게 된다.
하지만
음악이 시작되고 그녀가 입을 열면 그 모든 것들은 순식간에 연기처럼 사라진다.
그녀는 다시 하늘 높은 곳에 올라가 신이 되어있다.
그녀의 인생이 어떤 모습이었든지
그녀의 성격이 얼마나 포악했던지
그녀가 얼마나 이기적인 정신병자였든지
그녀의 노래가 내 영혼에 도달하는 순간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 그다지 아름답지 못한 그녀의 음색조차 그녀가 부르는 노래의 도구가 되면 신분이 달라지고 만다.
카스타 디바, 그녀의 노래는 아마도 영원히 신의 자리에 있지 않을까?
사랑이 금지된 여사제 노르마가 적국의 남자와 사랑에 빠져서 아이를 낳는다. 하지만 그녀의 죄의식보다 더 큰 사랑도 결국 버림을 받고, 그 사랑이 돌아오기를 바라며 신에게 평화를 구한다.
정결의 여신이여, 당신은 이 신성한 나무들을 은빛으로 물들이십니다
부디 우리에게 구름도 없고, 베일도 드리우지 않은 당신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여 주소서
여신이여, 가라앉혀 주소서
이 타오르는 마음을 당신께서 가라앉히소서
이 과격한 열정을 당신께서 가라앉혀 주소서
당신이 하늘에서 그리하신 것처럼, 이 땅에도 평화를 흩뿌려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