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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람 Mar 10. 2016

존 레논이 함께 가자고 하는 그곳

Strawberry Fields Forever

만일 누군가 이 세상이 사실은 현실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면?

어딘가에 숨어서 죽음이 올 때까지 기다리거나, 사람들에게 자신이 깨달은 걸 설파하거나, 혹은 어차피 현실이 아닌 세상이니 즐기며 살거나, 분명 깨닫기 전과는 다른 삶을 살지 않을까?


이 세상이 현실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나서도 여전히 세상에 대한 관성-깨닫기 전까지 살았던 방식이나 세계관이 계속해서 지금까지의 삶을 유지하려는 힘에 흔들리는 경우도 있을 것 같다.

내가 깨달음의 경지에 가까이 가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추론에 불과하지만, 존 레논John Lennon에게는 그 관성과의 싸움이 치열했던 것 같다. 존 레논이 만든 많은 노래가 그런 싸움에서 비롯된 생각을 표현했다고 보는 견해가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 서술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존 레논과 비틀즈The Beatles를 깊이 연구한 사람들은 결국 같은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존 레논의 싸움은 사실 다른 예술가들에게서도 발견되는, 소수의 예술가들이 경험하는 일이긴 하지만, 일종의 예술가적 세계관에서 비롯된 갈등의 일반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는 예술과 종교가 닮아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Strawberry Fields Forever, 스트로베리 필즈여 영원히는 그런 존 레논의 세계관이 바탕이 된 가사다.


Let me take you down, 'cause I'm going to strawberry fields. 

Nothing is real and nothing to get hungabout. 

Strawberry fields forever. 

당신을 데려가고 싶어요, 난 스트로베리 필즈에 갈 거에요.

그곳에 현실도 마음에 걸리는 것도 없어요. 

스트로베리 필즈여 영원히

Living is easy with eyes closed, misunderstanding all you see. 

It's getting hard to be someone but it all works out, it doesn't matter much to me. 

Let me take you down, 'cause I'm going to strawberry fields. 

Nothing is real and nothing to get hungabout. 

Strawberry fields forever. 

눈을 감으면 삶은 쉬워요.

당신이 본 걸 모두 오해할 수밖에 없으니까.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이지만, 누군가가 된다는 건 점점 어려워져요, 어쨌거나 말이에요.

No one I think is in my tree, I mean it must be high or low. 

That is you can't you know tune in but it's all right, that is I think it's not too bad. 

Let me take you down, 'cause I'm going to strawberry fields. 

Nothing is real and nothing to get hungabout. 

Strawberry fields forever. 

내 생각에, 내 나무엔 아무도 없는 것 같아요.

그건 아마도 나무가 너무 높거나 낮기 때문이겠죠.

당신이 맞춰줄 수는 없는 거지요.

하지만 괜찮아요, 그렇게 나쁜 일도 아니에요.

Always, no sometimes, think it's me, but you know I know when it's a dream. 

I think I know I mean a 'yes' but it's all wrong, that is I think I disagree. 

Let me take you down, 'cause I'm going to strawberry fields. 

Nothing is real and nothing to get hungabout. 

Strawberry fields forever. Strawberry fields forever. 

항상, 가끔이 아니라, 그게 나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꿈일 때만 당신도 알고 나도 알죠.

나는 '예'라는 말의 의미를 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틀렸어요, 그건 내가 동의하지 않는다는 거에요.

당신을 데려가고 싶어요, 난 스트로베리 필즈에 갈 거에요.

그곳에 현실도 마음에 걸리는 것도 없어요. 

스트로베리 필즈여 영원히

스트로베리 필즈는 실제로 존 레논이 어린 시절 살았던 리버풀Liverpool의 집 근처에 있는 곳이다. 노래 속에서는 현실이 없는 곳-Nothing is real으로 묘사되고 있다. 어린 시절의 기억에 투영된 초월적인 공간인 셈이다.


그곳에 가는 게 현실로부터의 탈출일까? 아니면 한 단계 높은 곳으로 도약하는 깨달음의 과정일까?

존 레논은 두 개의 명제 사이에서 항상 갈등을 겪은 것만 같다.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의 곡들과 자신의 곡들을 비교하면서 제작과정에 대해 불만족스러운 감정을 표현하기도 했고, 스트로베리 필즈를 비롯한 몇 곡을 스스로 위대한 곡이라고 말하며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불평을 하기도 했다.


어쩌면 존 레논은 깨달음에 이르지는 못하고 단지 삶에 대한 비밀을 슬쩍 본 뒤 그 이해하기 어려운 천상의 아름답고 완벽한 모습을 동경한 게 아닐까? 깨닫지는 못했지만 깨달음이 뭔지는 알아버린 불완전한 상태로 세상에서 살아야만 하는, 그건 마치 날개를 잃어버린 천사처럼 일종의 형벌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깨달음이 뭔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아름다운 음악에 자신이 본 비밀의 단서를 남긴 채로…


https://youtu.be/n6M1qk7CREs

The King's Singers - Strawberry Fields For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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