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실용적인 쌈채소, 토마토, 고추를 심었는데 세왕이는 갑자기 블루베리에 꽂혔다. 무려 10주를 샀다. 묘목1만, 화분5천, 상토8천...x10 =23만원. 이 정도면 사 먹는 게 싸지 싶다. 그러더니 블루베리를 잘 키워야 한다면서 책 한 권 두께의 프린트를 해서 정독한다. 어느 날 ‘어! 어~’ 거리며 소리치길래 뛰어나가 보니 ‘우리 아기가 좀 큰 것 같아’라고 말한다. 이쯤 되니 시골생활에 잘 적응하는 게 맞는지 헷갈린다. 가끔 블루베리랑 속닥속닥 이야기도 하고 알알이 차오를 무렵에는 파수꾼을 자처하며 매일 새들이 오나 보초를 서느라 바쁘다. 정성 하나는 찐 농사꾼!
끝끝내 블루베리를 수확해냈다. 시골살이를 즐길 줄 아는 세왕이는 서울촌놈에서 그냥 촌놈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