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학교 같은 반이 아니었던 이상 배우자의 학생인 모습은 상상 속에 있다. 상상 밖으로 나온다면 어떨까? 함께 수업을 들어본 결과, 학생 세왕이는 선생님 말은 잘 듣는 척 대답은 잘하지만 사실 반만 듣고 반은 딴짓하다가 엉망진창인 결과물이 나온다. 처음 조가 나뉜 게 아쉬웠는데 점점 아쉽지 않다. 같은 조였다면 남부끄럽게 부부 싸움을 했을 터. 그나마 다행인 건 늘 그렇듯 튕기며 시작했어도 나중에 더 신나게 즐긴다는 것이다. 마치 원래부터 하고 싶었던 일인 것처럼 말이다. 내 이럴 줄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