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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함 Apr 19. 2022

44. 공생

집을 고치던 첫날, 옆집 할머니가 오셨다. 원래 살던 분이 친척이라는데 강력한 사투리를 쓰셔서 60% 정도만 알아들었다. 대강 알아들은 바로 마을로  왔다는 이야기와 함께 동네에 대한 이야기, 집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셨다. 그러던  ‘이곳의 박쥐가 있지 않냐하셨는데 사투리 때문에   들은  알았다. 들쥐나 집쥐나 시골 쥐나 그런  잘못 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쥐똥의 흔적이 있긴 하니깐그런데 오늘  박쥐를 봤다. 그것도 밤새 광란의 파티를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노숙 중인 것처럼 보이는 박쥐! 워우~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크기인데 잠에 취해서 꼼짝도 안 한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집박쥐라는데 해 질 녘에 어디선가 나와 헤비메탈에 심취한 듯 미친 듯이 날아다니는 녀석들이 이 녀석들인 것이다. 선입견이 있어서 꺼려졌는데 우리나라에는 흡혈박쥐는 없을뿐더러 박쥐 한 마리가 하루 저녁에 모기 3000마리를 먹는다 한다. 아직 집을 고치는 중이고 일할 때 모기 때문에 엄청 짜증 난 상태라 일시적인 공생하기로 했다. 이 녀석들의 주거지가 서까래나 처마 사이 흙이 마르며 생긴 틈인데 단열 때문에 공사 중 언젠가는 틈을 매워야 할 텐데 고민이다. 우리집도 못 고쳤는데 박쥐집을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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