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잇 Oct 11. 2022

작업실을 구해보아요

22년 7월의 기록, <Left and right>

노래를 하고, 작업을 하면서 작업실의 필요성을 절대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아르바이트로 버는 돈이 아주 많이 부족하겠지만 '임용고시 공부를 하는 동생'과 함께 사는 '원룸'에서 노래 연습, 녹음을 하는 게 버거워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 이 정도의 기간이면 내 진심은 충분히 테스트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음악을 하는 친구, 선배 등의 존재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아무런 정보가 없어 매번 레슨 선생님께 문의하는 게 많아져 죄송스러워지기 시작한 순간. 휴. 저와 같은 상황이신 분들이 계신다면, 작업실은 뮬(https://www.mule.co.kr/)에서 구하시면 됩니다(ㅠ^ㅠ).



내가 고려했던 것은 가격, 위치, 주변 상권의 물가 등이었다. 플러스로 향후 미디를 할 예정이라 내부가 사다리꼴이거나 이상한 구조물이 있지 않은, 최대한 사각형 모양인 곳만 체크했다.


월세가 35만원을 넘지 않았으면 했고, 한번 출근하면 아주 오랜 시간 있게 될 테니 무조건 한 끼 이상 밖에서 먹게 될 것이라 커피나 음식이 저렴한 상권인 게 좋았다. 또 평소에 뭘 하면 자는 걸 미루는 스타일이라 애매하게 가까울 경우 밤늦게 퇴근하고 오후 늦게 일어나는 생활이 반복될까봐 적당히 출퇴근할 수 있는 거리를 원했다. 너무 가까우면 괜히 늑장 부릴까 걱정도 됐고. 왔다 갔다 하는 게 쉬운 것보단 루틴을 적절히 만들 수 있는 거리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가깝기도 하고 대학가 상권이기도 한 홍대 쪽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으나, 30만원 대 초반의 작업실은 홍대에서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면 차라리 완전 가까운 곳을 가고 싶었지만 집 근처 작업실들은 찾아보니 최소 50만원 전후의 가격이라 꿈도 꿀 수 없었다. 1평도 안 되는 주제에, 뭐가 다 이렇게 비싼지.



최종적으로는 가격에서부터 벌써 모든 선택지가 사라지고, 집에서 지하철 역 두 개 거리인 등촌역에 위치한 작업실과, 신림역 근처의 작업실 밖에 남지 않았다. 이 시대 음악인을 꿈꾸는 청년들은 다 이렇게 힘든 삶을 살고 있나. 뭔가 이상한 세상이네. 아무튼 등촌역 작업실은 신림보다 5만원 정도 저렴했지만 오피스 단지라 물가가 너무 비쌌고 신림은 홍대보단 좀 멀지만 물가가 굉장히 저렴했다. 커피, 밥 모든 게 두 배 이상 차이 났다.


게다가 등촌 작업실에 치명적 단점이 있었는데 작업실 화장실이 남녀공용인 데다 극단적으로 더러워서 지하층 작업실에서 나와 길을 건너, 공원 안쪽에 있는 공동 화장실을 써야 한다는 것. 비 오는 날이나 겨울에 진짜 힘들 것 같았다. 심지어 이때만 해도 배우고 만들고 하는 것들이 죄다 새로운 것들이라 이것들에 신경을 많이 쓰는 바람에 새로운 동네에 적응하고 거리를 돌아다니며 익숙해지는데 투자할 에너지가 없었다.


그래서 어차피 레슨 하느라 매주 가고, 좀 다녀봤다고 익숙해진 신림으로 해야겠다 생각하던 찰나, 기타 레슨 선생님(근래 시작함!)이 신림은 치안이 너무 안 좋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하긴 늦게 올 일이 많을 텐데.. 가끔 밤샐 일도 있을 텐데.. 치안도 걱정이다 싶다. 그래, 생각해보니 바닥에 이상한 전단지도 많더라. 나 귀가 너무 얇나. 생각을 너무 많이 하니까 생각하는 것도 귀찮다. 일을 잘하려고 구하는 건데 뭐 이렇게 생각할지 많은 건지 모르겠다. 아잇 참.


결국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일단은! 가격만으로 첫 작업실을 구하게 됐다. 바 선생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원하는 조건의 작업실로 옮길 수 있도록 열심히 하는 수밖에.



LEFT AND RIGHT

- Charlie Puth(feat.JungKook of BTS)

https://youtu.be/G937nwgFuos


이전 25화 예쁜 것보다 자연스러운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