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직접 방문포장을 했음에도 500 원을 더 받아 먹고 미안하다는 인사말도 없었던 치킨집 아저씨의 불친절함은 틀렸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엊그제 다시 방문했을 때 그때의 500 원을 기억해주시며 친절하게 인사해주셨던 모습은 틀렸던 게 아니라 달랐던 것 뿐이다.
엊그제 그녀의 남자친구를 죽였다. 그리고 그 원한에 사무친 암컷 모기는 어제밤 자는 틈을 노려 팔꿈치 아래를 아주 쎄게 물어뜯었다. 아침에도 간지러웠던 것이 하루가 지난 늦은 저녁임에도 간지럽다. 한이 얼마나 맺혔으면 아직도 간지러울까. 비록 원수긴 하나 심심하면 남자친구가 되어줄 용의도 있었는데..... 하지만 너와 나는 다르고 이미 우리는 서로 강을 건넌 사이가 되어버려 서로 등을 돌린 사이가 되어 버렸지. 너와 나는 이제 틀려먹은 사이다.
며칠전 주문했던 책은 예상대로 방바닥을 뒹굴다가 결국 라면받침으로 사용되었다. 원래 읽는 용도로 사용되어야 할 책은 다른 용도인 라면받침으로 사용되었고 한 페이지조차 넘겨지지 못한 나의 의지는 틀려 먹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한장이라도 넘기고 자자. 어쩌면 한장도 채 넘기기 전에 잠들지도 모를 일이다. 수면제로 이보다 좋을 수 있을까.
저녁으로 피자집에서 방문포장을 해왔다. 피클이 다 떨어졌다며 여러가지 소스를 무료로 주셨는데 그걸 따로 넣을 곳이 없어 주머니에 넣고 왔다. 그런데 배고픈 나머지 피자를 급하게 먹느라 주머니 안의 소스를 그만 잊고 말았다. 다 먹고 나서야 주머니에서 꺼내니 아내님의 잔소리가 후식을 대신한다. 배불러 죽겠다. 피자에 욕도 먹고 꺼지질 않는다. 역시 피자엔 피클이다. 소스가 없어도 맛있게 먹은 나와 소스가 있으면 더 맛있게 먹었을 걸 아쉬워 하는 아내는 서로 입장이 달랐다. 그래도 아내의 입장에선 내가 틀렸던 것이다.
다름과 틀림은 서로의 입장에서 무엇의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무엇의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상하좌우 어디에 있는지 각도를 측정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이 다름과 틀림을 구분하지 못한다면 매일 피클없는 소스없는 피자를 먹게 될 것이다. 또한 책을 사되 평생 라면받침으로 쓰게 될 것이며, 매일밤 모기에게 물어 뜯겨도 몸을 내어주는 호구가 될 것이다.
다름과 틀림은 입장에 따라 달라지지만 틀린 것을 다르다 우기는 잘못된 경우가 있다.
구한말 일본은 조선을 돕고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하나씩 먹어가더니 결국 경술국치로 주권까지 먹어버렸다. 당시 친일과 반일의 생각을 가졌던 우리 국민은 결국 친일이 매국노가 되었다. 서로 달랐지만 결국 친일은 틀렸다.
지금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친일하는 자들은 일제불매운동을 싸구려애국심으로 몰아간다. 구한말 어찌 나라가 넘어갔는지 지금의 친일 태도를 보면 답이 보인다.
그들의 태반은 무조건적인 친일이 어떤 결과를 나을지 모르는 것이다. 역사는 반복되는 거라고 그리 일렀건만.
상식은 늘 코앞에 있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그 쉬운 상식을 놔두고 사대강 사업을 해버렸으니 녹조가 생기는 건 당연지사다.
모르고 했을리도 없다. 돈 앞에 환장해 나라야 어찌되든 그것을 애국으로 포장하면 답 없는 나라가 되고 역사는 또다시 반복된다.
그 더럽혀진 역사는 당신이 당하는 게 아니다. 당신의 불쌍한 자식들이 당해야 하니 문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