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으면 몰라요. 말해요. 설령 틀리고 다르더라도.
목소리.
이 목소리는 그 사람의 현재 기분을 알 수 있게 하며,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식별 코드다.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간다면 그 사람의 성격도 약간은 가늠하게 하게 된다.
목소리.
이 목소리는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사람들에게 뱉어내는 것이다.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틀리면 틀렸다고 말할 수 있고 그리고 다른 생각을 말할 수도 있다. 그것이 목소리다.
목소리.
이 목소리는 소통이다. 말하지 않아도 안다고 하여 많이 팔린 모 제과의 파이는 거짓말이다. 말하지 않는데 어찌 아나. 말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감으로 생각하게 하면 오해가 생긴다. 진심이 왜곡되어 거리가 생길 수 있으니 끊임없이 소통해야 하지 않을까? 혹 그대가 이 말로 인해 다치더라도 오해하는 것보다는 낫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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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안치는 동안 옆에서 아내는 라면을 끓이고 있었다. 라면은 미역국라면 이었다. 이 라면은 면을 다 먹은 뒤 국물에 밥 말아먹기 딱이다. 굳이 미역국을 따로 끓이지 않아도 되니까 일석이조랄까.
후루룩후루룩 면을 먹어가는 동안 바닥이 드러나 보이는 시점에 밥을 말아먹을 목적으로 밥그릇에 국물을 따로 따른 뒤 밥이 다 지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그런데 아내는 밥이 지어지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국물을 다 먹어 버렸다. 말을 해줘야 하나? 아니야. 알고 있겠지. 그 옆에서 쌀 씻고 있었는데.
잠시 후 밥통 아가씨가 밥 다 지어졌으니 얼른 처먹으라고 뜨거운 김을 뿜어대며 불러댔다. 알았어 알았어 간다 가. 기쁜 마음에 국물이 든 밥그릇을 들고 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 두 숟가락을 떠 국물에 말으니 절로 침이 고였다.
라면 국물에 밥을 말은 밥그릇을 가지고 방으로 들어오니 그게 뭐냐고 아내가 물어왔다. 밥 말아 온 거라 하니 갑자기 화를 낸다. 어떻게 혼자만 그렇게 먹을 수 있냐며. 그러더니 그렇잖아도 내가 많이 먹어서 반도 못 먹었다고 우기는 게 아닌가. 아냐 당신 먹는 동안 난 숟가락 내려놨었다며 달래 보지만 이미 삐졌다.
난 뭘 잘못한 걸까?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모 제과의 파이 광고는 거짓말이다. 말로 해야 알지 안 하면 어찌 아누.
방금 전 아내가 옆에 왔다 가는데 괜스레 째려보고 갔다. 저건 말하지 않아도 뭐라는지 알 거 같다. 모 제과의 파이 광고는 이런 상황을 두고 말하지 않아도 안다고 한 건가 보다.
가끔은 말해도 목소리가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음이다. 틀린 걸 틀렸다 말하고 다른 걸 다르다 말해도 시선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면 마치 같이 라면을 먹었으면서 뭔가 내가 한 숟가락 덜 먹은 듯한 억울함이 밀려오는 것처럼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가 있다. 생각이 다른 건 어쩔 수 없다. 마음을 돌리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생각이 다르더라도 틀리더라도 차 한잔 하고 보자. 그러다 보면 언제고 마음이 돌려지겠지.
그대가 돌려지든 아니면 내가 돌려지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