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절실한 것
며칠 전 비 오던 날이었다.
그날의 비둘기는 사람이 스치듯 다가가도 모이를 찾느라 날아갈 생각조차 없길래 얼마나 절실하면 저런가 싶었다. 그런데 오늘 보니 그게 아니다. 녀석들은 오늘같이 좋은 날에도 사람이 다가가도 도망치지 않았다. 마치 애완견이라도 된 듯 뒤뚱뒤뚱 옆을 따라 걷기까지 한다. 녀석들은 그냥 사람이 친숙했던 모양이다. 절실하게 사는 건 오로지 사람뿐인가 보다.
사람의 절실은 무엇을 위해 절실하게 사는 것일까?
살기 위해 먹나? 그렇다면 밥이 먼저일까? 그건 아닌 거 같다. 삼시 세 끼만 해결되어도 될 밥벌이로는 만족을 못하니 말이다. 더 많은 돈을 벌려고 다들 그렇게 경력을 늘리며 연봉을 올리려고 바둥바둥 거리는 게 아닌가. 그래서 아침 출근길이 그다지도 분주하지 않던가. 아침 출근길의 직장인만큼 절실한 사람들이 있을까.
진심보다 돈이 먼저인 세상이다.
진심 어린 사과보다 보험금이 먼저다. 가해자의 사과 한마디보다 보험금 소식을 전하는 보험사의 방문을 더 기뻐하는 세상이 되었다. 사람의 말보다 돈이 더 절실하다. 밥보다 돈이 더 먼저인 세상인지라 병원밥은 그렇게 맛이 없나 보다. 돈맛이 더 맛나겠지.
사람보다 돈이 더 절실해진 세상은 누가 만들었나.
모르겠다. 우리는 태어나니 이미 사람보다 돈이 더 절실한 세상이어서 얼마나 당혹스러운가. 사람을 위해 돈을 만든 것일 텐데 돈을 위해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이라니 너무도 우습다.
사람이 모든 걸 다 까보여도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돈은 통한다. 어쩌면 사람의 사과라는 게 진심인지 아닌지 알 수 없으니 오히려 돈으로 그 진심을 대신 측정하려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너도 돈에 절실하듯이 나도 돈에 절실하니 문제 아닐까.
돈 없는 세상을 꿈꾸며 잠이 든다. 쿨쿨쿨 쿨
그러다 잠에서 깨서 잠시 쭈그리고 앉으니 옆지기 물어본다.
안 자고 뭐해?
방금 깼어.
뭐? 방귀 뀌었다고?
아니, 방금 깼다고.
방귀 뀌었다고?
어. 꼈어.
돈이 전부인 세상이여 방귀나 먹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