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하다가 발견한 외로움에 대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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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에게 장난스레 했던 말이 있다.
"아빠 외로운데 남자 친구 사귈까?"
이 질문에 아빠의 답이 너무 멋졌다.
"남자 친구 생기면 안 외로워? 외로움은 혼자여서 생기는 게 아니라 홀로 서지 못해서 생기는 거야. 그리고 외로워서 누군가를 만나면 자유롭고 싶어 져서 이별하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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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군가의 아빠가 말한 것처럼 홀로 서지 못해 생기는 게 외로움이라고 한다면 그 "홀로서기"란 뭘까. 그러니까 구체적으로 뭘 하라는 거지? 홀로서기란 개개인마다 서로 다른 거겠지. 좀 더 쉽게 말해주면 좋았을 텐데. 어쩌면 아빠 정말 나쁘다.
그런데 그 홀로서기라는 걸 해냈다치자. 홀로서기가 완성되었을 때 그때 가면 정말 외로움 안 탈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펄펄 나는 저 꾀꼬리 암수가 정답구나'라는 황조가를 지은 한 나라의 왕이었던 유리왕 조차도 외롭다고 하는 마당에 어디서 구라냐.
그래서 가끔 생각해보았다. 왜 외로운지. 잘 생각해보면 그놈의 외로움 뜯어보면 그냥 심심해서가 아닐까?
혼자여서 외롭고, 둘이여도 외롭고, 여럿이어도 외로운 건 심심해서다. 여럿이 있어도 따로 놀면 심심하니 외로운 게다. 혼자서도 잘 놀고 둘이서 잘 놀고 여럿이서 잘 놀면 심심할 틈이 없어 외로움을 느끼질 못한다.
그래서 외로워서 누군가는 글을 쓰다 유명한 작가가 되고 누군가는 외로워서 시작한 운동이 유명한 스포츠 선수를 배출하며 누군가는 외로워서 시작한 방송이 유명세를 탄 유튜버가 되어 있는 거 아니겠나. 외로움은 모든 것의 시작이다.
나는 어려서 뭘 하고 놀았지?
기억을 한참 거슬러 올라가 보니 바둑알이 떠오른다. 바둑알을 가지고 병사 놀이를 하며 놀곤 했었다. 그 두 팀은 삼국시대부터 시작해서 현대전까지 아우르며 거의 매일 전투를 치러야 했다. 그중에 꽁지 달린 자그마한 볼펜 뚜껑을 주인공 삼아 상상 속의 검을 휘두를 때마다 바둑알들은 추풍낙엽처럼 죽어야만 했다. 바둑알들이 모두 사라지면 전쟁 세팅을 다시 하고 다시 하고 해서 밤새도록 놀기도 했었던 듯싶다. 그땐 혼자 놀아도 전혀 심심하지 않았고 외롭지 않았다.
아마도 그때 전쟁영화 시나리오를 썼더라면 어쩌면 어려서 천재 시나리오 작가가 탄생하지 않았을까 싶은 공상(?)을 해본다. 아마 대박이 었을 텐데. 중년이 되어버린 꼰대의 눈으로는 아무리 보아도 이 바둑알 놀이가 왜 재밌었는지를 모르겠으니 상상력은 이미 죽은 지 오래다. 그래서 외로움을 잘 타나?
오늘부터 바둑알 가지고 노는 훈련이라도 다시 시작해볼까? 혹시 아나. 스타워즈를 능가할 시나리오가 나올는지. 그냥 농담이다. 바둑알에서 스타워즈가 나올 리가 없다. 일단 바둑알 숫자가 딸린다. 엑스트라를 썼던 놈을 또 쓰고 또 쓰면 그건 관객에 대해 비매너일 테니.
그냥 오목이나 두든지 혹은 알까기나 해보련다.
추신
- 그 누군가의 아비는 딸이 외로워서 연애하지 않았으면 했을 것이다. 연애를 외로워서 하는 게 아니라 좋은 상대를 만날 때 비로소 하는 것이다 라고 말하고 싶었을 것이고, 그리고 아무 놈에게나 함부로 내 딸을 주지 않겠노라는 굳은 의지가 숨겨져 있었을 것입니다.
#외로움은모든것의시작이다.
#외로움은심심해서다.
#외로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