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하루 시작은 안녕하십니까
나의 소소한 행동 하나는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하루 운세가 된다.
첫 기차 시간에 맞추기 위해 택시를 타니 기사 아저씨 왈 개시 손님이라 현금을 준비해 쥴 수 없냐 묻는다. 분명 딸랑거릴 잔돈 때문에 귀찮을 수 있겠지만 그에게 있어 나란 존재는 단순 손님이 아니라 하루의 운을 좌우하는 존재였다. 3초 고민하다 가방 안 깊숙한 곳에서 만 원짜리를 꺼냈다.
괜히 응해줬나? 그때부터 운이란 무앗인지로 시작해 관상이니 뭐니 복이 들어오고 나가는 흔히 시골 어르신들에게 들어왔던 구태의연한 이야기들을 들어줘야만 했다. 그래. 참을 수 있어. 난 손님이 아니라 그의 하루 운세를 점지해줄 무당 아닌가. 신내림을 못 받아 좀 그렇긴 하겠지만.
잠만 택시비는 내가 내는데 이걸 다 들어주고 있어야 하나? 생각은 그렇게 하면서도 그의 이야기에 맞장구를 쳐주고 있는 난 뭐냐. 복채는 받아야지 않나?
한참을 맞장구를 쳐주다 보니 역에 도착했다. 요금이 8,200원을 가리켰다. 잔돈 1,800원을 짤랑 거리며 가지고 다녀야 하나 싶은데 아저씨 왈 만원 받고 8천200원 나왔는데 2천 원 내드린다는 거였다.
복채 비 200원 되시겠다.
200원의 뿌듯한 벌이를 하고 내려 기차를 기다렸다. 이제 또 시작한다. 택시 기사분에게 개시 손님이 중요하듯 나에게 있어 기차 짝꿍도 중요하다. 기준은 명확하다. 나에게 피해를 줄 사람인지 아닌지.
다행히 옆자리에는 주변 사람에게 방해를 줄 것 같지 않은 아주머니가 두 눈을 감고 조용히 자고 있었다. 그러나 잠시였다. 얼마 가지 않아 갑자기 구린내가 나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많이 맡아본 당신이 생각하는 그 냄새였다.
코를 막고 있는데 그때 자고 있는 줄 알았던 옆자리 아주머니가 마스크를 꺼내 착용하는 게 아닌가. 잡았다 요놈.
나의 하루 운은 벌써부터 에러다. 삐리리리리.
아니다. 이건 꿈이다.
x꿈을 꾸면 좋은 일이 생긴다던데 꿈이라고 우기자.
가스 상황은 꿈이야. 꿈일 거야. 꿈인 거야. 꾸민 거야. 꾸미라고. 이건 꿈이라고 뇌를 꾸며본다.
나의 소소한 행동 하나는 누군가의 하루 운을 좌우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무심한 행동 하나는 나의 하루 운을 좌우하기도 한다. 그렇게 하루는 사람들과 엮이며 시작하고 하루의 이야기는 이어져 나간다.
당신의 하루 시작은 안녕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