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극 or 다큐

엄마아 엄마아

by 생각하는냥

"엄마아"
"엄마아"

해가 저물어갈 무렵 한 아이가 울상을 지은 채 엄마를 애타게 부르며 걸어오고 있었다. 길을 잃은 듯싶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주변의 어른들이 아이를 보며 웃고만 있는 것이다.
다들 왜 웃고만 있지?
서너 살 즈음으로 보이는 꼬마 아가씨는 까무잡잡하고 오동통한 볼살에 뒤뚱뒤뚱 걷는 폼이 좀 귀엽기는 했다. 그 때문에 사람들이 웃은 것일까? 그래도 애가 길을 잃어서 저리 애타게 찾는데 왜 웃고만 있지?

그들에게는 이유 없는 희극이었고 나에게만 다큐였다.

아이를 도와주려고 일어서던 참이었다.
그때 아이 뒤로 서너 걸음 거리를 둔 남자 어른이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피식피식 웃으며 따라 걸어오는 게 보였다. 그리고 남자 어른 뒤로 여자 어른이 실실 웃으며 따라오고 있었다. 그제야 아이 엄마가 아빠 뒤에 숨어서 아이를 놀려주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제야 나 또한 희극에 동참한다.

금세 들켜버린 엄마는 아빠를 사이에 두고 아이와 서로 까꿍 까꿍 하며 까르르 웃어댔다.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 아마?

인생 뭐 별거 있나. 어디서 어디까지 보느냐에 따라 희극과 다큐가 왔다 갔다 하는 거지.

난 지금 어디서 어디까지 보며 어느 장르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별일 아닌 것에 심각하게 다큐로 살고, 혹은 심각할 일에 너무 쉽게 희극으로 보는 팔푼이 짓을 하는 건 아닐는지.

잘 살고 있는 거 맞겠지?
아니라고 하지 마. 아니어도 방법 없으니까.
HAHAHAHA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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