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공간이 있는데도 엘리베이터가 만원인 이유는.........
칼퇴근하는 사람들에게 엘리베이터는 맛집이다. 칼퇴 시간에 맞춰 나가면 엘리베이터는 항상 문전성시를 이룬다. 칼퇴근하는 사람들이 이리도 많았구나. 엘리베이터를 몇 번은 보내야 타겠구나 싶은데 줄을 잘 선 탓에 첫 번째 엘리베이터에 탈 수 있었다.
그런데 빈 공간이 듬성듬성 있는데도 불구하고 '만원'에 불이 들어오는 게 아닌가. 두세 명은 더 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문이 닫히고 내려가는데 옆 사무실 여직원들끼리 수다를 떨기 시작하였다.
- 빈 공간이 있는데 만원이네요?
- (속삭이듯) 얼마 전에 책에서 본 건데요, 엘리베이터 위에 시체가 숨겨져 있어서 그렇대요.
갑자기 엘리베이터 안은 정적이 흘렀다. 그렇다. 모두가 엘리베이터 위를 한 번씩 바라보며 시체를 상상한 것이다. 너도 나도 옆 사람도. 상황이 그렇게 되고 보니 말을 꺼낸 직원이 멋쩍었는지 웃고 있었고 다른 여직원이 말을 꺼냈다.
- 그런 말 왜 했어요.
- 죄송해요.
그래. 그런 쓸 데 없는 농담은 왜 했니. 그런데 말이야. 너 그거 아니? 벚꽃이 왜 연분홍 색을 띠는지. 그건 벚꽃나무에 시체가 묻혀 있기 때문이래. 파볼래?
칼퇴근 길이 이리도 살벌하였구나.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하겠지만 밤늦은 시간 야근을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혼자 탔는데 '만원'에 불이 들어오거들랑 당장 내려라. 엘리베이터 위에 뭐가 있는 게다. 전문용어로는 버그 되시겠다. 시스템 착오 말이다. 시체는 개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