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1 + 1
[에피소드 1.]
출근길에 편의점에 들렸다.
눈에 들어온 유부초밥을 사려는데 가격표가 붙어 있지 않았다. 카운터에 가져가서 바코드를 찍어보니 2,800원이란다. 가격이 애매해서 내려놓고 삼각김밥 하나와 바나나 하나를 사들었다.
계산을 하는데 직원 왈, 4,900원이라는 게 아닌가. 삼각김밥 하나와 바나나 하나가 금테를 두르지 않은 다음에야 4,900원이 될 수가 없겠다 싶어 문득 아까 유부초밥 바코드를 찍었던 게 생각이 나서 '혹시 아까 유부초밥이랑 같이 계산된 거 아니냐' 물으니 그제야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죄송하며 가격을 정정하여 2,100원이라 한다.
그냥 딱 봐도 이상한데 계산해야 할 물건을 바라본 게 아니라 계산대만 바라보니까 그런 실수를 한 것이다. 운전을 하는데 사이드밀러나 백밀러도 봐야 하고 전방도 주시를 해야 하는데 네비만 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 나도 첫 운전대를 잡았던 날 그러다 사고를 내고 말았지. 내가 당시 초보 운전이었듯 그대도 편의점 알바가 처음이었는가 보다.
그래도 말이다. 본인이 더 이상 실수를 다시 하지 않겠단 각오로다가 요구르트 하나라도 주는 끼를 부린다면 내가 다음에 더 많이 찾아와 주지 않겠니? (응, 그런다고 더 찾아오진 않을 거잖아. 편의점 직원이 남자라서?)
무심코 그냥 결제했더라면 먹지도 않은 유부초밥을 먹은 줄 알고 착각할 뻔하지 않았나. 눈 감으면 코 베어간다는 말은 세상인심이 고약하다는 말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기계도 실수하는 마당에 인간인들 실수하지 말란 법 없으니 정말 눈 감고 무심할 때 베일 수 있는 코라는 걸 명심해야지 않을까 싶다.
[에피소드 2.]
엘리베이터에서 직원과 마주쳤다.
그의 등치가 평소 산만 하기는 했지만 키가 크다는 느낌은 그다지 받지 못했었다. 그런 그에게 키를 물으니 무려 '187'이란다. 그에게 물었다.
"젊었을 땐 그래도 키가 있으니 한 인물 했겠어요?"
사실 키만 좀 있으면 같은 춤을 추더라도 작은 손짓 하나에도 폼나지 않던가. 게다가 누구에게나 리즈 시절은 있었을 테니 가능할 법도 해서 한 질문이었다. 그러자 그가 멋쩍은 웃음을 짓더니 그때도 지금과 똑같았다고 하는 거다. 그때도 등치가 산만했다고. 하하하. 둘 다 말을 잃었다.
내가 그 키였으면 엄청 잘 활용했을 텐데 말이다.
신은 불공평하지 않는가. 잘 활용하지도 않을 사람에게 왜 큰 키를 주었단 말인가. 잘 활용할 사람들이 줄을 섰는데 말이다.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장점 하나씩은 다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 장점을 잘 활용하지 않고 살아가는 게 부지기수다. 그 장점 하나만 잘 활용했어도 먹고사는데 지장은 없었을 텐데. 오늘은 숨겨진 장점이 뭐가 있는 건지 곰곰이 생각이나 해봐야겠다. 가만있어보자, 나의 장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