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혼잣말, 구시렁구시렁
월요일 아침 출근길의 반팔은 너무도 쌀쌀하여 팔짱을 껴야만 했다.
낮동안이야 햇볕이 내려쬐고 기온이 올라가 괜찮았지만 다가올 저녁 퇴근길의 추위를 생각하자니 가급적 재 시간에 퇴근을 해야만 했다.
그런 월요일을 보냈기에 화요일엔 긴팔을 입고 출근을 하였다. 더없는 적당이었다.
원래 추석 이전에 늦더위가 한 번은 왔었다. 그런데 이대로라면 늦더위는 코빼기도 비치지 않고 이미 여름은 멀리 떠나간 것이다. 마치 둘이 술 마시러 갔다가 인사도 없이 나 홀로 남겨놓고 가버린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랬던 화요일이라서 수요일도 긴팔 셔츠 하나면 충분할 줄 알았다. 집을 나서자마자 꽤 쌀쌀한 공기가 셔츠 안을 파고 들어왔다. 그래도 긴팔을 꺼내 입은 지가 겨우 하루인데 설마 외투가 필요하겠냐 싶어 좀 더 걸었다. 그리고 이내 후회가 밀려왔다. '뭐가 이렇게 추워'
이미 집으로 되돌아가기엔 애매한 시간이었다. 팔짱을 낀 채로 혼자 구시렁구시렁 거리며 입이 삐죽 튀어나온 채로 걸었다. 그나마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으니 덜 추웠다.
그래서 퇴근은 칼같이 하겠노라고 다짐을 했건만 오후 6시가 되니 업체에서 연락이 와 뭐뭐 내일까지 되는지를 물어오는 게 아닌가. 속에서는 안된다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입에서는 마치 자동응답기처럼 '네 해드릴게요'라고 말한다. 입은 대체 누구를 위한 입인 건지.
얇은 긴팔 셔츠 하나로 쌀쌀한 밤공기를 가르고 가자니 추울 것 같다. 하지만 입 덕분에 온 몸이 열이 받아 씩씩대고 있는 탓에 덜 춥게 갈 듯싶다. 입은 알게 모르게 다 계획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추운지 모르게 수다나 떨고 갈까.
누구랑?
그냥 혼잣말, 구시렁구시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