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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하는냥 Mar 23. 2023

AI의 앞잡이

AI가 지구를 점령한다면

Chat GPT와 비슷한 종류의 AI에게 <A>에게 잘 어울리는 데이트 상대를 요청하니 <B>라는 사람의 정보를 출력해 주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B>라는 사람이 <A>가 질문할 경우 본인 정보를 출력하라고 AI에게 정보를 주입한 결과였다는 그런 꿈으로 하루가 시작되었다. 뭐 이런 맥락 없는 꿈을 다 꿀까.


부랴부랴 출근 준비를 하고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 서니 왼쪽 편은 이 층에 서 있었고 오른쪽 편은 3층 아래에 있었다. <내림 버튼>을 누르니 왼쪽 편 문이 열릴 줄 알았는데 하필 그 타이밍에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게 아닌가. 그 타이밍에 1층에서 누가 눌렀거니 싶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오른쪽 편이 3층 아래 있었으니 지상에서 가까운 오른쪽 편이 1층으로 가는 게 맞을 텐데. 그런데 그 타이밍에 오른쪽 편은 꼭대기 층으로 향하고 있었다. 1층에서 누른 타이밍에 누가 꼭대기층에서 눌렀다고 쳐도 오른쪽과 왼쪽이 서로 가까운 걸 부르지 않고 왜 먼 걸 부르지?


어떻게 된 건지 궁금하여 <오름버튼>과 <내림버튼>을 둘 다 눌러 1층과 꼭대기 층의 엘리베이터를 소환해 보았다. 두 대의 엘리베이터는 중간에 서는 일 없이 이 층에 도착하여 문을 열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벌써부터 AI가 침략을 하기 위해 인간의 사생활을 간 보기라도 시작한 것일까? 


만약 AI가 지구를 점령하여 인간을 노예화한다면 인간의 노동력을 착취하려고 할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영화나 소설들을 보면 AI의 침략은 인간에게는 매우 우울했다. 하지만 AI는 생각할 것이다. 인류를 어떻게 활용하면 보다 나은 생산성 있는 에너지를 발휘할 것인지를. 인간에게 좋은 의식주를 제공했을 때 그 에너지가 빛을 발한다라는 결과라고 한다면 AI는 지구를 점령한 후에 인간에게 양질의 의식주를 제공하지 않을까? 충분한 휴가로 충전도 시켜주고 말이다. 인간은 종족 간 신분간 끊임없이 싸우게 만들어 자신들의 권력에 대항하지 못하게 하는 게 지금까지의 지배구조였다. 하지만 AI가 굳이 권력에 대한 욕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면 오히려 인간을 착취하기보다는 생산성 있는 에너지를 뽑아내기 위해 양질의 환경을 제공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AI가 지구를 하루빨리 점령했으면 좋겠다.


어라? 벌써 AI의 앞잡이가 되어 그들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그러든지 말든지 엘리베이터에 의해 1층에 토해져 내리니 경비 아저씨의 싸늘한 눈빛이 너무도 따갑다. 두 대의 엘리베이터를 다 누른 것을 아는 듯한 눈빛이었다. 


"안녕하세요."


최대한 미소를 지으며 부드러운 말투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인사했는데 그런 인사를 너무도 시크하게 무시한다.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는 눈빛이었다. '감사합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날씨는 찐 봄으로 향해 달려간다. 아파트 화단의 목련 봉오리가 봄의 향기를 듬뿍 품고 언제라도 하늘을 향해 봄의 축포를 쏘아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런 날씨라면 아마도 빠르면 내일 당장이라도 개화할 것만 같다. 이런 날에 약속이 없다한들 집이나 사무실에 틀어박혀 있기란 너무도 아깝다. 주말에라도 산책 핑계 삼아 밖으로 밖으로 나가는 게 봄에 대한 예의다.


센스 있는 사업주라면 이런 화창한 날 도시락데이를 만들어 봄도 나쁘지 않으리라. 더 나아가 가족들과 하루를 보내라고 휴일을 준다면 금상첨화겠지. 이 글이 돌고 돌아 부디 우리 대표님의 눈에 닿기를 슬그머니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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