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해도 승자는 따로 있다.
출근하던 길에 집에 놓고 나온 것이 생각나 급히 집으로 향했습니다.
집으로 다시 가면 지각은 불을 보듯 어쩔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성계가 요동을 눈앞에 두고 위화도 회군을 하던 마음으로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걸 그대로 놓고 나오면 도둑놈 하나가 그걸 훔쳐갈 게 뻔했기 때문에
어차피 이래도 손해 저래도 손해인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집으로 향해
삑삑삑삑 하며 번호키를 누르고 현관문을 연 순간
예상했던 대로 그 도둑놈은 역시나 그걸 훔치려고
주둥이를 내밀고 있었습니다.
출근길에 챙겨놓은 쓰레기 봉투를 잠깐 하던 순간에 그대로 잊고 그냥 나왔는데
그걸 놓칠리 없는 강아지는 쓰레기 봉투를 걸레처럼 갈기갈기 찢어버려
온 집안을 쓰레기 더미로 만들게 뻔했던 거죠.
현관문을 열고 현행범으로 잡힌 그 순간은 다행히도 이제 막 물어뜯기 직전의 순간이었던 겁니다.
결국 지각은 했지만 집을 사수하는데 일조를 했습니다.
무용담을 마나님께 장문의 카톡으로 날렸건만 그녀의 답은 전혀 없었고
아까 아까 방금전에 그걸 읽었냐 물었더니 되돌아 오는 답은
강아지가 설령 그랬더라도 그게 뭐 별거냐는 대수롭지 않은 반응이.
난 왜 지각을 선택했던 걸까? -_-
휴, 이런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