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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타미 Dec 12. 2020

더할 나위 없다는 착각


더할 나위 없었다

죽기 전 인생을 회고하는 것처럼 중얼거렸다

오랜 친구들을 만났다

편안한 웃음은 낯선 것이었다

마음을 놓는다는 건

뒤돌아 걱정이 없다는 것이었다

애인을 만났다

나의 말이라면 고개를 끄덕이고

내가 가는 발자국을 따라오고

내가 사는 인생을 긍정했다

하루가 더할 나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곧 착각이었다


마이너스마이너스마이너스

빚빚빚

손톱의거스러미를뜯어먹는

새벽에잠을깨설치는

아무것도없고할수있는게무엇인지모르는


우울증 환자만이 현실적으로 자아를 평가할 수 있다

나는 환자였으므로 착각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렇게 느껴지는 날

더할 나위 없는 날

더할 나위 없는 나

나는 환자였으나

나아지고 있는 환자

착각 속에 빠져 살고 싶었다




*3연 1행 <사회적 경쟁력과 우울증: 망상적 자기 인식의 역할은?>, ≪비정상 심리학 저널≫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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