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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타미 Dec 08. 2020

꺾이는 순간


좋은 곳에서의 우울은 잔인하다

여행을 떠나기 싫었다

많은 걸 잃었다


매일 도시락을 싸는 주인공은

도마 앞에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작은 몸짓 하나가 천근만근 같아서

꺾이는 순간


동생은 약을 이렇게 아무렇게 던져놔도 되냐 물었다

일 년이 지났다

아침 식후 30분

취침 전

달리는데 발목이 무거웠다


꿈을 꿨다

극심한 우울

집중력을 잃고 안절부절못하며

모든 가족들과 친척들을 걱정해주었다

억지로 힘을 쥐어짜 한 일

큰 자리에서 실수로 이어졌다


꿈에서 깼다

하나의 다른 사실

모든 가족들과 친척들은 알지 못한다

나머지는 같았다


꼼짝 못 했던 기억

명랑할 때의 나를 붙잡는다


명랑한 순간은 없다


오로지

꺾였을 때와

꺾임을 기다리는 순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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