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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타미 Aug 23. 2020

2월 날의 재회

잘 지내냐는 물음에
잘 지내지 못한다 대답함으로
나는 규칙을 어겼다

아주 더운 나라에서
보낸 한 달여의 시간
그 후 찾아온
부스러기 같은 시간
이미지들의 상상
얼음장 같은 핏 망울
고양이마저 죽어버린
겨울의 문턱

그곳의 날씨는 어땠냐는 물음에
너는 환한 웃음으로

이곳의 날씨는
살이 아린 추위
내 죄 내 부끄러움에
나는 고개를 숙였다

너는 추위를 많이 탔으니
봄 같은 이에게로 돌아간다 했다
나는 추위를 많이 탔으니
이 자리에 있겠다고 했다

네가 돌아가는 자리마다
눈이 녹아
새싹이 자랐다

따라갈 수도 함께 갈 수도 없는 길
감히 상상할 수 없게 따뜻하고 또

눈이 녹아 상처가 되었다
너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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