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

-- 마구간의 이방인

by NakedGod

길냥이


굶주린 길냥이

저녁을 먹는 단란한 가족을

창문으로 들여다보며 침을 삼기듯이

내 눈빛이 그렇게 간절했을까

主人 아줌마가 문을 열어주어

나는 손님이 되었다

이왕이면 문학적이고 철학적이고 현학적인

이방인이라고 불러도 좋겠다

손님이나 이방인이 되려고

발을 들인 것은 아니지만

결국은 그렇게 되었으니

길냥이가 잠시 집에 들어왔지만

그 집 개에 물려 죽지 않고

다시 나가면 다행이듯이

나도 主人이 되려고 했던가

네 우렁찬 소리 집안을 가득 채우고

사람들 눈동자 모두 나를 향하고

女人들이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도

아무도 나를 볼 사람 없는

숲속의 빈터를 그리워했던가

고양이가 먹다 남은 쥐를 생각하듯이

나는 영원한 손님

이 집은 내 집이 아니다

나 門을 박차고 오로지 나 홀로

나만을 위하여 빗속을 걸을 수 있으나

내가 여기 있음은 이 집을 위함이라

여기에 갇혀 있는 사람들을 위함이라

라는 착각 속에 스스로 이방인이 된다

개에게 쫓겨난 고양이같이

귀로 듣기 싫은 소리만 들리고

눈은 꼴 보기 싫은 광경만 보고 있지만

입이 있어도 할 말을 못 하니

主人이 됨을 포기하고

영원한 손님으로

나 이 집에 머물고자 한다면…

귀는 오로지 아름다운 노래만 들리고

눈에는 어여쁜 꽃이나 보이고

입은 멋있는 詩나 읊으면

主人이 될 수 있었을까?

손님이니 이방인이니 운운하면

그럴듯한 이름을 붙이지만

사실은 이 집에 적응 못 한

루저아닌지 이 세상에서 살지 못해

저세상으로 쫓겨난 예수같이

나도 길냥이가 되어도 나중에

작은 王冠 쓰고 돌아와 문을 두드리면

主人은 아니지만 VIP가 되지 않을까

고양이도 나 같은 꿈을 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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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3 acre(12,140 평) 땅이 있는 집을 사서 몇 년간 산 적이 있었는데, 그 집에 마구간이 있었다. 시인이 직접 말을 키운 것은 아니고, 말 키우는 사람에게 세를 주었다. 말 주인은 마구간 쥐를 잡는다고 고양이 세 마리를 키웠다. 고양이들 집이 마구간이 된 셈이다. 어느 날 집에서 파티가 있었는데, 고양이 두 마리가 유리로 된 현관문으로 집안을 들여다보며 문에 붙어있었다. 그 때의 그 고양이들의 표정을 시인은 잊혀 지지 않았다. 고양이들이 그 넓은 땅과 마구간을 휘젓고 다녔지만, 얼마나 집에 들어오고 싶었을까 측은한 생각이 들어 시인은 이 시로 마음을 달래 보았다. 세월이 지나고 보니 집안을 들여다보는 고양이가 시인 자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우울 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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